‘테슬라 상장폐지’ 발언으로 뉴욕 월가를 뒤흔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머스크의 깜짝 트윗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손해를 본 공매도자들이 소송을 건 가운데 머스크는 또다시 이들을 조롱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일(이하 현지시간) 테슬라 투자자 두 명은 머스크와 테슬라를 상대로 잘못된 내용을 알려 피해를 봤다며 연방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둘 중 한 명인 칼만 아이작스는 소장에서 “머스크는 자금을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시장에 제공한 것”이라며 머스크의 트윗이 시장을 크게 움직였고 공매도자의 씨를 말리려는 “핵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공매도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11일 트위터를 통해 “티셔츠·모자 등을 파는 테슬라 판매 사이트에 ‘짧은 반바지(short shorts)’가 곧 올라올 것”이라고 말하며 공매도자들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짧은 반바지는 공매도(short selling) 투자자들을 비꼬는 말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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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앞서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아이혼과도 반바지를 놓고 농담을 주고받은 전력이 있다. 자신의 헤지펀드를 통해 테슬라에 대한 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아인혼이 최근 테슬라 리스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고 밝히자 머스크가 아인혼에게 짧은 반바지 한 상자를 보내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한편 테슬라의 상장폐지 관련 유력한 자금지원금으로 떠올랐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는 정작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자금 조달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운용하는 공공투자펀드(PIF)는 테슬라의 비공개 전환에 대해 지금까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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