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마약류사범 연도별 단속인원은 2011년 9,174명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16년 1만4,214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단속인원이 전년 동기간 대비 35% 급감하기 시작해 올해 6월까지 감소추세가 이어졌다. 급기야 2018년 상반기 단속인원은 5,941명으로 전년 7,557명 대비 32%나 감소했다. 반면 관세청에 따르면 마약류 적발 건수와 양은 연일 증가 추세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마약류 단속 건수와 수량은 각각 전년 동기간 대비 64%, 409%가 늘어나 352건에 146.9㎏에 달한다. 전년 동기간 적발된 마약류 건수와 양은 각각 197건에 27.5㎏이다.
실제 마약 유통량은 적발량의 10배에 달한다는 학계 통론에 비춰볼 때 마약 거래·흡입이 늘어나는데도 경찰이 단속을 게을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마약 범죄에 정통한 경찰행정학과 A교수는 “2016년까지 매해 마약류사범 단속 건수를 높이는 등 현재 경찰은 단속할 능력은 충분한데 특정한 이유로 실상 단속에 손 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A 교수는 “중독성이 강한 마약 범죄는 유통책 검거 등 예방이 최선”이라며 “경찰의 미온적 마약 단속이 계속된다면 한국의 ‘마약청정국’ 지위가 무너질 날이 머지않았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무리한 마약류 사범 검거를 지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는 경찰이 그간 인권 침해 논란을 일으킨 정보원 활용·영장 없는 마약 수사 관행을 중단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마약 수사 관계자는 “올 초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수사 방향을 돌렸지만 거래 수법이 교묘해 단속이 어렵다”며 “새 수사기법에 따른 인력과 예산 확충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