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린 타이거 우즈(43·미국)도, 타이틀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쓴 저스틴 토머스(25·미국)도 새로운 ‘메이저 전문가’ 브룩스 켑카(28·미국)를 막지는 못했다.
켑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벨러리브CC(파70·7,31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6타(최종합계 16언더파 264타)를 쳐 단독 2위 우즈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최근 14개월 동안 열린 5개 메이저대회 중 3개의 우승컵을 쓸어 담았다. 켑카는 지난 6월 29년 만에 US 오픈 2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2개월 만에 다시 ‘사고’를 냈다. 한 해에 US 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석권하기는 2000년 우즈 이후 18년 만이자 역대 다섯 번째다. 한 해 메이저 2승은 2015년 마스터스와 US 오픈 우승을 거머쥐었던 조던 스피스(25·미국) 이후 3년 만. 어느덧 세계랭킹도 2위(10.1604점)까지 올라섰다. 1위 더스틴 존슨(34·미국)과는 0.3068점 차다. 2위였던 토머스는 3위가 됐다.
켑카는 대기만성형 선수다. 2012년 프로로 데뷔한 그는 미국 무대가 여의치 않자 유럽으로 발길을 돌렸다. 유럽 2부 투어(챌린지 투어)에서 4승을 올린 뒤 2014년 11월 유럽 투어 플레이오프 3차전 터키항공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5년 PGA 투어로 와서는 2월 피닉스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다. 그는 플로리다주립대 4학년 때 처음으로 공식대회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무명에 가까웠다.
큰 경기에 강한 것도 특징이다. 이후 우승이 없던 켑카는 2016년 미국-유럽 대항전 라이더컵에 대표로 나가 4승1패로 미국의 우승에 기여했다. 또 지난해에는 US 오픈에서 메이저 왕관을 차지하며 최정상급 대열에 올랐다. 이날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4승 중 3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정교함을 겸비한 장타자라는 점이 무섭다. 이는 메이저 우승 사냥의 필수 요건이다. 켑카는 이날 현재 이번 시즌 드라이버 샷 평균 313.1야드로 공동 10위에 올라 있는 소문난 장타자다. 아이언 샷 그린적중률 53위(68.25%), 그린을 놓치고도 파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스크램블링 30위(62.08%)를 기록 중이다. 장타에 쇼트게임 능력이 버무려지면서 평균타수 5위(69.359타)를 달리고 있다.
그는 스포츠 명문가 출신이다. 외삼촌은 1960년대를 풍미한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격수 출신 딕 그로트다. 아버지 로버트 켑카 역시 투수로 활약한 바 있고 골프에서도 여러 차례 클럽챔피언을 지냈을 만큼 뛰어났다. 동생 체이스도 프로골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우승상금 189만달러(약 21억3,000만원)를 받은 켑카는 올해 메이저 2승만으로 약 47억원을 벌어들였다. 우승 직후 입맞춤 한 여자친구 제나 심스는 ‘10대(teen) 미스 USA’ 조지아주 우승자 출신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