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지역에서 대형 개발사업이 진행될 수색역과 광운대역 근처 아파트 단지들의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서울 집값의 상승세 속에서 정부의 규제에도 여전히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개발 호재에 따라 투자 가치가 기대되는 곳으로 몰리는 현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광운대역 근처 노원구 월계동의 아파트 단지 월계 시영(미성, 미륭, 삼호3차) 전용면적 59㎡ 매물은 지난달 4억 1,000만~4억 2,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호가는 5억 1,000만원으로 뛰었다. 월계 시영은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로 당분간 재건축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투자 목적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월계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 가능한 매물이 많지 않고 최근 몇 주 사이에 수 천 만 원씩 호가가 올랐다”며 “매물은 적고 수요는 많으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세 상승의 주요 원인은 HDC현대산업개발, 코레일, 서울시가 최근 협의를 시작한 광운대역 역세권개발사업, 광운대역을 지나게 될 GTX-C 노선 사업, 재건축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꼽힌다. 현재 3,930가구 규모의 대규모 단지인데다 대지지분이 전용 59㎡의 경우 약 52㎡(16평)로 넓은 편이라 재건축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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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북권의 수색역~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주변 아파트 단지들도 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에 시세가 오르고 있다. 코레일과 서울시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처럼 수색역의 차량기지를 이전하고 수색역~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일대를 업무·상업시설 등의 복합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지난달 끝냈고 이를 반영한 개발계획을 하반기 중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6월 분양된 수색역 역세권 단지인 DMC롯데캐슬더퍼스트 전용 59㎡ 입주권의 최근 호가는 6억 9,000만원으로 곧 7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1~3월 4억 7,000만~5억 9,000만원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몇 달 사이 1억원 이상 뛴 것이다. DMC역 근처 가재운뉴타운3구역에 2012년 입주한 단지인 DMC래미안e편한세상도 전용 84㎡가 6월 7억 8,000만~8억 6,000만원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호가가 9억원대로 올라섰다. 인근 성산 시영도 최근 시세가 급등했다. 전용 59㎡ 매물이 지난달 6억 3,000만~6억 4,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7억 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은 “수색역·광운대역 근처 지역은 아직 강남, 여의도, 용산에 비해 가격이 낮고 개발사업에 따른 인프라 확충으로 주거 환경 개선이 예상돼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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