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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한반도 안보 키 쥔 중국] "亞서 美 영향력 제한하자"...'新먼로주의' 길 가는 중국

동남아국가와 군사협력 등 강화

美 '역외국' 지정하며 힘 빼기

남중국해 등서 '영토 굴기' 나서

美 "협력하라"-中 "중립 유지"

韓 G2 사이 선택 기로에 설수도





“중국은 과거 미국이 서반구에서 달성한 위업을 그대로 재연하는 것을 이상적인 목표로 삼는다. 미국이 19세기 먼로주의를 선언해 모든 유럽 열강을 밀어냈듯이 중국 역시 아시아 국가를 지배하면서 미국을 밀어내고자 한다.”

중국이 ‘신먼로주의’의 길을 걷고 있다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대가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의 주장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한국의 이어도에까지 이르는 중국의 영토확장 야욕과 맞물려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과 주변국의 영유권 분쟁이 가장 첨예하게 나타나는 곳은 남중국해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 일대 산호초나 암초에 만든 인공섬에는 어느덧 비행장과 레이더 기지 등 군사시설이 들어섰다. 특히 베트남·필리핀 등과의 갈등으로 시작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과의 첨예한 갈등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지난 4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항모 랴오닝호 전단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실시하자 미국은 루스벨트호 항모 전단으로 남중국해 남부 해역에서 싱가포르 해군과 함께 합동 군사훈련을 하며 응수했다. 6월에는 미국 입장에 선 영국과 프랑스가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며 중국과 날 선 갈등을 보였다.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중국해에서도 중국의 공격적인 행보가 이어지면서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5월 일본 정부는 중일 중간선의 중국 측 해역에서 이동식 굴착선 한 척을 적발한 뒤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양국은 가스전 굴착을 둘러싼 대립을 막기 위해 2008년에 공동개발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지만 중국은 동중국해 중일 중간선의 중국 측 해역에 16기의 가스전 굴착시설을 설치한 상태다.



중국이 전방위적으로 주도하는 영토분쟁에서 한국도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이어도 해역에 한국이 건설한 종합해양과학기지 운영에 대해 항의하더니 이어도의 영유권을 본격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이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KADIZ)을 선포했다. 중국 군용기가 우리나라 방공식별구역에 무단 진입한 사례가 올해에만 4건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와 환구시보 등 주요 언론은 “중국과 한국은 서해에서 방공식별구역이 겹쳐 중국 군용기 진입은 매우 정상적인 현상”이라며 발뺌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2010년 이후로 중국이 해양 영유권 분쟁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배경으로 중국 국익의 해외 확장, 미국의 아시아 회귀에 대한 경계, 중화 민족주의 고조, 에너지 수요 급증 등을 꼽는다. 다만 이러한 영토 야욕의 성공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당장 중국 역시 과도한 반발을 의식한 듯 공식적으로는 이웃 국가들과 ‘대화를 통한 해결’을 천명하며 유화적 손길도 내밀고 있다. 우스춘 중국남해연구원 원장은 “중국은 영토분쟁 문제에서 미국 등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며 당사자 간 해결의 원칙을 고수한다”면서도 “다만 아세안(ASEAN)+1 형식 등 대화를 통한 해결과 부분적인 다자주의도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노스 무도쿠타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중국의 대외정책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프랑스·영국 등 서방의 도전을 막아낼 준비가 됐는지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이웃 나라인 일본과 같이 역사적으로 모두를 상대로 게임을 하는 국가는 결국 패배한다”고 꼬집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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