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 변호사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 선고와 관련해 비판적인 어조의 글을 남겨 이목을 끈다.
박훈 변호사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 전 지사의 무죄 판결과 관련, 장문의 글을 남겼다.
박 변호사는 “1심 판결문은 논리의 내적 정합성 자체가 없는 판결”이라며 “안희정이 10가지 공소사실 자체를 거의 다 인정하면서도 합의에 의한 것이니 무죄라고 주장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진 사건이 1심 재판”이라는 글을 적었다.
이어 “안희정은 1심까지만 운이 좋았을 뿐이다. 나는 항소심에서 유죄를 확신하고, 형량은 5년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방송에 나온 무슨 변호사들의 황당한 주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며 “대법원이 말하는 위력의 본질적 문제는 바로 ‘지위나 권세’다”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추상적 위세를 말하는 것이지 그게 담배?커피 심부름이든 간음이든, 추행이든 하나 하나 행위에 위력의 구체성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1심 선고문을 거론하면서 “위력은 추상적임에도 불구, 위력의 구체성을 요구하는 희한한 논리를 펴고 있다”며 “위력은 카리스마고 그것은 추상적인 힘”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위력은 구체성으로 발휘되지 않으며, (이것이 바로) 위력에 의한 간음죄와 강간죄의 결정적인 구별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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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거꾸로 “강간죄는 폭행 협박이고, 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위력”이라면서 이 차이가 무엇인지를 반문했다.
아울러 박 변호사는 “내 하나만 묻자. 사랑하지 않았는데도 안희정과 피해자가 합의(?)하여 섹스했다 치자. 그런데 그렇게 한 이유가 무엇인가? 돈을 위해, 충성을 위해, 자리 보전을 위해? 그들 둘 사이에는 업무상 지휘 감독 관계에 있었다. 이것이 핵심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현행 법체계상 동의하지 않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보지 않는 이른바 ‘부동의(不同意) 강간(Yes means Yes, No means No rule)’ 처벌 조항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 변호사는 “’“Yes means Yes’는 글자 그대로 ‘나 섹스 할래’를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한 강간죄로 처벌하겠다는 것이고, (이런 입법을 취한 나라는 단 한 나라도 없다.) ‘No means No’ ‘나 싫어, 하지마’ 했음에도 불구하고 섹스로 나아가면 강간으로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위세를 보이면서 폭행, 협박이 없는 ‘위력에 의한 간음죄’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왜 여기서 폭행, 협박 또는 ‘위력의 남용’이라는 같잖은 말들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폭행 협박이 항거 불능 상태가 아니고 지위와 권세 의한 일상적인 것이라면 그게 바로 위력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1966년생인 박훈 변호사는 1998년 제 40회 사법시험 출신으로, 민주노총 법률원 경남사무소 소장과 전국금속노동조합 상근변호사를 지냈으며 현재는 변호사박훈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11년 개봉한 정지영 감독의 영화 ’부러진 화살‘에 등장하는 실제 모델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2007년 판결에 불만을 품고 판사에게 석궁을 발사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 사건, 이른바 ’석궁테러사건‘의 변호를 직접 맡은 인물이다.
또 최근 가수 故 김광석 부녀 타살 의혹과 관련해 서해순씨의 변호를 맡으며 주목받기도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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