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여 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결성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못살겠다 박살내자’는 이름의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오늘 집회에 2만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애초 박물관 앞 인도와 바깥쪽 1개 차로에서 열린 집회는 참가자 숫자가 점차 불어나면서 3개 차로를 점유했고 집회 중 서대문 방면 차량 통행은 1차로로만 이뤄졌다.
경찰은 집회 참가 인원 추산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애초 예상했던 1천∼2천 명보다는 많을 것으로 봤다.
시민행동은 “안 전 지사 무죄판결은 미투운동 이후 성평등한 사회로의 전환을 기대했던 수많은 시민에게 큰 좌절을 안겼다”며 “국가권력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는 사회에서 더는 살지 못하겠다는 여성들이 사회를 박살 내려고 거리로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전 지사를 고소한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 씨는 정혜선 변호사의 대독을 통해 발표한 편지에서 “죽어야 미투로 인정된다면 죽어야 하나 생각도 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바로잡을 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있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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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정해진 집회의 ‘드레스코드’는 따로 없었지만,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주최 측 관계자는 “정의가 죽었다는 의미에서 ‘근조’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가 여성 김 모(24) 씨도 “불평등에 항의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참가자를 여성만으로 제한하지 않아 소수나마 남성들도 눈에 띄었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세종대로, 광화문, 인사동, 종로2가를 거쳐 서울역사박물관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안희정이 무죄면 사법부는 유죄다”, “조병구를 탄핵하라, 사법정의 실현하라” 등의 구호가 행진 중 울려 퍼졌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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