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러시아제 잠수함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미국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신경전이 심화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지난 11일 “러시아 측이 우리에게 킬로(KILO)급 디젤 잠수함 2기를 팔겠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러시아제 잠수함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체적인 구매 조건 등을 협의하기 위해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랜달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지난 16일 “필리핀의 행동는 미국과의 동맹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미국이 러시아보다 더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입장이 나온 직후 러시아 정부는 주필리핀 대사관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필리핀의 국방 협력은 양국 간의 문제로 제3국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즉각 반격했다.
양국의 신경전은 17일에도 이어졌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는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미국과 필리핀) 양국 간의 특별한 동반자 관계를 축하하면서 필리핀의 따뜻한 우정과 관대함에 깊이 감사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양국은 영원한 친구, 동반자, 동맹이라는 정말 대단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주필리핀 러시아 대사관은 트위터에서 “최근 러시아와 필리핀의 군사, 기술 협력을 방해하는 것은 2018 러시아 군사포럼에서 이뤄질 우리의 협상을 앞두고 벌이는 불공정 경쟁이자 위협”이라고 미국을 겨냥했다.
필리핀스타는 다음 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국제 군사·기술 포럼에 필리핀 대표단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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