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들어 용산·영등포부터 서울 아파트 시장이 살아난 이후 투자자들이 상계동과 창동을 한데 묶어 찾아왔습니다. 꾸준했던 창동차량기지, 도봉면허시험장 개발 호재에 더해 상계주공8단지 재건축의 상징성이 더해지면서 이제 다시 전고점을 치고 넘어갈 기세입니다” (상계동 H공인 대표)
규제 올가미에 침체를 겪었던 상계동·창동 아파트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7월 서울 전체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에 맞춰 급매물부터 거래가 시작되더니 이달 들어서는 시세가 지난해 투기지역 지정 전이나 올해 3월 최고가 수준에 근접했다.
19일 일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급매물 소진 후 전 고점 수준의 가격대에도 거래가 이어지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요보다 매물이 적다보니 추가 거래 소식마다 1,000만원씩 호가 따라 오르는 식이다.
상계주공 단지의 대장주인 7단지 전용 49㎡는 이달 4억3,000만원에 거래돼 7월보다 3,000만원 가량 올랐다. 지난 2월 4억5,200만원 최고가 수준에 호가가 형성돼있다. 전용 45㎡는 전고점이었던 3억6,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호가는 이를 뛰어넘었다. 상계동 H공인 관계자는 “휴가철 휴일임에도 투자 손님 방문이 줄이어 하루종일 브리핑했다”며 “매물이 없어 아파트 상태는 크게 상관 안 하고 가격만 맞춰 바로 매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 유일하게 안전 진단을 통과하고 재건축을 추진 중인 상계주공 5단지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용 31㎡가 7월 말 3억8,000만원에 최고가 실거래된 후 현재 호가는 4억원 이상에 형성돼 있다. 특히 주요단지 매물량이 투자 수요를 따르지 못하면서 거래가 주변 단지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주공6단지 전용 32㎡는 8월 2억4,300만원에 실거래됐고 주공4단지 전용 32㎡는 7월말 2억3,900만원에 거래돼 다시 최고가 수준에 육박했다.
7호선 마들역 부근 상계주공 10단지 전용 58㎡은 4억2,000만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인 4억2,800만원에 근접했다. 주공 16단지 전용 59㎡도 한달새 2,000만원 이상 올라 7월 전고점 3억4,000만원에 가까운 3억3,800만원에 실거래됐다. 상계동 C공인 대표는 “7월말부터는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완전히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다”면서 “주공7단지를 보러왔다가 용적률이 높은 상계주공16단지나 창동주공19단지까지 투자리스트에 올린다”고 말했다.
중랑천 넘어 창동도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창동주공19단지 전용 59㎡는 이달 들어 4억7,000만원에 거래돼 올해 초보다 1억원 가까이 급등했다. 창동 H공인 대표는 “착공이 가까워져 개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부동산 세미나 등 외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시세가 오르자 매물도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상계동·창동의 매매가 회복은 각종 개발 및 재건축 사업의 가시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상계주공8단지를 재건축한 ‘노원 꿈에그린’이 노원구에서는 처음으로 3.3㎡당 평균분양가가 1,800만원을 넘으면서 새로운 시세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여전히 부족해 분양권·입주권 프리미엄과 주변단지 집값이 서로 키맞추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창동차량기지(약 18만㎡)와 도봉면허시험장(약 6만7,000㎡) 이전 부지에는 복합문화공간과 창업시설이 들어서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도 예정돼 있다. 또 10여년간 정체됐던 창동민자역사도 지난달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이미윤 부동산 114 책임연구원은 “상계·창동 개발 이슈는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그동안 저평가된 강북지역의 오름세가 노원구와 도봉구로도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좋은 분양 시장 분위기에 따라 새 아파트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인다면 주변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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