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후속 외교를 잘해왔고 가까운 미래에 재개될 것”이라며 “4차 평양 방문을 곧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 고위 안보 당국자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계획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턴 보좌관은 특히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밝혀 최근 정체 상태를 보인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비핵화 결정 이후 1년 이내에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로 남북이 이미 동의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북미 협상은 미국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먼저 요구하는 데 비해 북한은 종전 선언을 우선시해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려왔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에 맞춰 북측의 핵물질 및 시설 목록 공표와 종전 선언의 시기가 포괄적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6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협상 상황에 대해 “진전을 계속 이뤄가고 있고 머지않아 큰 도약을 만들어내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4차 방북에 이어 남북 정상회담이 다음달 중순 예정돼 있고 이어 뉴욕에서 세계 최대 외교행사인 유엔총회가 열리는 것도 북측 비핵화 조치의 진전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다만 북미 간 물밑협상 와중에도 북측이 미국의 대북 제재 강화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 미국 측의 비핵화 요구들을 충분히 수용할지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에 취임 후 첫 방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최대 변수로 꼽힌다. 뉴욕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 압박으로 정치적 입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시 주석이 북한을 지렛대 삼아 중국의 이해를 앞세울 경우 미국의 기대만큼 북측 비핵화 조치가 속도를 내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