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세계 최대 핀테크 기업 ‘앤트파이낸셜’의 상장이 오는 2020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명의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2019년 말 이전에 IPO가 진행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앤트파이낸셜은 당초 IPO 목표 시점을 올해 말로 잡고 자금조달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파이낸셜이 증시에 상장될 경우 시가총액이 최대 1,600억달러에 달해 세계적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20일 기준 895억달러)를 가볍게 앞지를 것으로 관측돼왔다.
지난 2004년 알리바바가 만든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에서 출발한 앤트파이낸셜은 전자결제부터 기업대출, 머니마켓펀드(MMF), 신용등급 평가, 보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설립 14년 만에 중국 금융계를 장악했다. 지난해 기준 앤트파이낸셜의 결제 규모는 8조6,000억달러로 세계 최대 신용카드사 마스터카드의 5조2,00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MMF 규모는 2,190억달러로 세계 최대 투자은행 JP모건(1,340억달러)보다 850억달러 많다.
연내 상장 가능성이 높아졌던 앤트파이낸셜이 IPO 계획을 연기하려는 것은 최대 라이벌인 텐센트와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며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앤트파이낸셜은 텐센트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뒤지면서 올 1·4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울러 중국 내 제도권 금융회사들의 항의로 올해부터 정부의 금융감독을 받게 된 것도 상장 지연의 이유로 꼽힌다. 중국 은행들은 앤트파이낸셜의 투자업 때문에 은행 예치금 규모가 줄면서 예금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정부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앤트파이낸셜의 MMF인 위어바오의 은행카드 하루 이체한도를 1만위안으로 제한했고 장기 고위험 증권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인민은행은 알리페이 같은 비은행 전자결제 기업의 예치금을 무이자 은행계좌에 2019년까지 예탁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앤트파이낸셜이 더 이상 예치금으로 투자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오는 2021년 앤트파이낸셜의 수익은 2016년의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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