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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 검사로 파킨슨병 조기진단 길 텄다

보라매병원 '얇을수록 중증' 확인

서울시보라매병원 의료진이 망막 조직에 대한 근적외선 빛간섭단층촬영(OCT)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보라매병원




초기 파킨슨병 환자들은 망막에서 시신경이 몰려 있는 황반부위의 두께가 같은 또래의 정상인보다 평균 5.4%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조기진단이 어려운 초기 파킨슨병 환자를 망막 검사를 통해 선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2일 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에 따르면 김태완(안과)·이지영(신경과) 교수팀은 파킨슨병 조기 진단을 받고 아직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49명(평균 69세)과 파킨슨병이 없는 같은 또래 54명을 비교 분석해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

이들의 망막조직에 대한 근적외선 빛간섭단층촬영(OCT), 뇌 흑질에 대한 양전자단층촬영(PET) 영상 등을 비교 분석했더니 초기 파킨슨병 환자들은 황반부위 망막 두께가 평균 35마이크로미터(㎛, 1㎛는 0.001㎜)로 대조군(37㎛)보다 5.4% 얇고 운동에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왼쪽 뇌 흑질 신경세포의 밀도도 낮았다. 망막이 가장 얇은 환자는 파킨슨병 행동장애의 중증도가 가장 높았다.



이지영 교수는 “망막의 두께가 얇아지는 구조적 변화와 도파민 생성 세포의 밀도 변화 간의 연관성, 망막이 얇아질수록 파킨슨병이 더 심해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완 교수는 “눈 정밀 스캔만으로 파킨슨병을 초기 단계에서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발표됐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 흑질 신경세포가 어떤 이유로 서서히 소실돼 움직임이 느려지고 안정 시 떨림, 근육강직, 자세 불안정 등 운동장애 증상이 발생한다.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아주 서서히 진행되는 데다 막연한 초기 증상이 많아 조기진단이 쉽지 않다.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 등은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이용되며 전문의의 병력청취와 신경학적 검사가 진단에 가장 중요하다. 도파민 약물투여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약물투여 후 증상호전 여부를 진단에 활용하기도 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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