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 나선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순) 후보가 전당대회 하루 전인 24일에도 바닥 표심을 다지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송 후보의 ‘세대교체’, 김 후보의 ‘경제정당’, 이 후보의 ‘강한 리더십’. 운명의 주사위는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던져진다. 결과는 개별 후보의 정치생명뿐만 아니라 집권여당의 향후 행보, 즉 오는 2020년 총선과 앞으로의 국정운영 방향까지 결정짓게 된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초반 대세론을 형성한 이 후보의 ‘강한 리더십’이 수월하게 승기를 잡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회의장보다 선수가 높은 7선의 이 후보는 ‘친노·친문’의 정신적 지주로 지칭되며 일찌감치 판세가 결정됐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시작은 ‘경제’였다. 처절한 고용지표에 소득분배지표까지 악화하면서 소득주도 성장 위기론이 터져나왔다. 김 후보는 ‘유능한 경제당’을 기치로 내걸고 표심을 파고들었다. 이번 당 대표 선거인단은 민주당 전국대의원 1만7,000명, 권리당원 73만명이다. 김 후보는 경제문제를 부각시켜 권리당원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막판 변수는 ‘세대교체’였다. 송 후보는 53세에 국무총리(이해찬)를, 57세에 경제부총리(김진표)를 지낸 두 후보를 향해 ‘양보론’을 꺼내 들었다. 56세의 송 후보가 당 대표를 맡아야 세대소통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반과 달리 혼전 양상의 선거전은 과열됐다. 정책보다 ‘죽은 세포’ ‘명퇴 대상’ 등 막말을 주고받으며 갈등의 골은 커졌다. 지지 선언 의원들이 중앙당으로부터 경고를 받는가 하면 각자 유리한 여론조사를 앞세워 ‘내가 대세’라는 식의 낯뜨거운 공방을 이어갔다. 사정이 이렇자 당의 가장 큰 행사인 전당대회 기간에 오히려 당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결국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갈등의 골을 수습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형편이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날 각 후보는 각각 기자간담회와 회견을 열고 ‘통합·원팀·탕평’을 약속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축제가 돼야 할 전당대회가 네거티브로 얼룩져 당 지지도만 떨어졌다”며 “차기 지도부는 내부 갈등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을 수습하더라도 나락으로 떨어진 경제지표와 각종 경제규제개혁을 위해 야당의 협력을 끌어내야 하는 등 난제가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한편 전당대회를 끝으로 추미애 대표는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최초로 임기를 마친 당 대표가 됐다. 그는 임기 2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쳤고 19대 대통령선거 승리, 6·13지방선거 등 큰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기록까지 남겼다.
/송종호·하정연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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