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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팀 24/7] 日순시선 도발 막고 조난사고 대처…"독도바다 우리가 지킨다"

■ 독도경비 '3007함'을 아시나요

동해 파고 헤치며 7박8일간 임무

日순시선 3~4일마다 출몰 긴장

인근 해상 표류어선 등 구조도

"독도경비대에만 쏠린 관심에

섭섭함도 있지만 자부심 느껴"

동해해양경찰서 소속 독도경비함 ‘3007함’이 독도영해선 안쪽에서 일본 순시선 경계 등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해양경찰청




가만히 있어도 따가운 햇볕이 괴롭혔던 지난 13일 오전8시 동해해양경찰서 전용부두. 독도 경비 임무를 수행할 ‘3007함’에는 출항을 준비하는 41명의 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축구장 길이(100m)의 3,000톤급 대형 함정에 올라타 엔진제어실로 들어가니 경창섭 내연장(경위)이 두 개의 엔진에 문제가 없는지 최종 점검을 하고 있었다. 제어판 모니터에 표시된 엔진 화면이 녹색으로 채워지자 경 내연장은 강병길 함장(경정)이 지휘하고 있는 조타실로 “엔진 이상 무”라고 보고했다. 이윽고 선내 방송을 통해 “출항 30분 전 각 부서 출동 준비!”라는 명령이 떨어지자 두 개의 엔진이 ‘웅웅’ 소리를 내며 임무를 시작했다. 이 소리를 들은 대원들도 앞으로 7박8일간의 임무가 무사히 끝나기를 기원하며 본격적인 출항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13일 강원 동해시 동해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출항 준비를 하는 ‘3007함’ 대원들이 호줄을 걷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해양경찰청


◇위험천만 ‘호줄 작업’…묵호방파제 떠나 8시간 동안 독도로=함정 선수로 가보니 10여명의 대원들이 함정에 묶여 있던 호줄을 걷는 작업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성인 남성이 양손으로 가득 잡을 정도 두께의 호줄은 함정이 부두 인근에 정박할 수 있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호줄 걷기는 출항 전 가장 위험한 작업으로 꼽힌다. 김홍수 경장은 “호줄에 걸리는 장력이 수 톤에 달해 자칫 끊어져 맞기라도 하면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며 “대원들 모두의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항 15분 전 선수에 걸려 있는 호줄까지 모두 걷히자 대원들은 함정 끝에 일렬로 섰다. 출항 준비가 모두 끝난 것이다. 조타실에서는 사이드 트러스터를 가동해 부두에서 함정을 바다 방향으로 밀어냈다. 강 함장의 명령에 함정은 바다를 향해 선수를 돌렸고 이내 속력을 높였다. 출항한 3007함은 8시간 동안 항해해 독도로 간다. 독도에 도착하면 그동안 임무를 수행했던 5001함과 교대해 인근에 출몰하는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이 독도영해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어한다. 정기정 부장(경감)은 “독도에서는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일본 순시선에 대응하고 울릉도와 독도 인근의 해상 조난사고에 대처하는 임무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3~4일에 한 번꼴로 찾아오는 일본 순시선…매일매일 영토 긴장 상태=이날 오전5시에도 일본 순시선이 독도 인근에 출몰했다. 순시선은 독도 반경 12해리(22.22㎞)까지 설정된 독도영해선 밖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 바퀴 돌고 다시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 순시선이 접근하면 독도경비함은 독도영해선 안에서 순시선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일본 순시선은 1년에 80~100회, 3~4일에 한 번꼴로 찾아올 정도로 독도 인근에 자주 나타난다. 올 들어서 지난 20일까지도 53회 출몰했다. 순시선이 아직 독도영해선 안으로 들어온 적은 없지만 이렇게 주기적으로 독도 인근을 찾아오는 이유는 독도 영유권 확보를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서다. 정 부장은 “독도 영유권을 놓고 유엔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때 일본이 독도에 대한 권리를 행사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일본 순시선을 주기적으로 보내는 것”이라며 “언제 찾아올지 몰라 레이더를 항상 유심히 지켜보며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올해도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되풀이한 외교청서를 발간하고 올 6월에는 우리 군의 정례적인 독도방어훈련에 대해 훈련 중단을 요청하는 등 해마다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일본 순시선이 직접 우리 여객선을 위협한 적도 있었다. 2005년 독도에 여객선 취항이 허가된 직후 일본 순시선이 우리 공해상으로 접근해 우리 여객선의 독도 진입을 막아선 것이다. 박덕칠 경사는 “2005년 사건 이후 우리도 대형 함정을 배치해 일본 순시선을 적극적으로 견제하게 됐다”며 “지금도 해양조사를 위해 우리 조사선이 독도에 가면 ‘이곳은 일본 해역이다. 조사활동을 금지한다’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어 이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독도로 향하는 ‘3007함’ 조타실에서 대원들이 함정을 운용하고 있다. /사진제공=해양경찰청


◇겨울이면 9m 파도 견디며 해상 생활…독도경비대만 알아줘서 서운함도=독도경비함은 대형 함정(3,000톤급·5,000톤급)에 속해 소형 함정보다 시설이 좋은 편이다. 헬스장·사우나·노래방·의료시설 등이 완비돼 있다. 하지만 편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겨울철 기상 악화가 시작되면 좌우로 흔들리는 함정에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송승환 순경은 “최대 파고 9m까지 경험해봤는데 당시 조타실에 비치된 서류와 각종 장비들이 모두 엎어져 아수라장이 됐다”고 회상했다. 김세현 경장도 “높은 파고로 피로도가 극심하고 식사를 못할 정도로 흔들림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섭섭한 점도 있다. 독도 안에서 근무하는 육상 경찰인 독도경비대는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고생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독도경비함은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의무경찰인 박지후 일경은 “독도 수호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해경의 애로사항은 잘 몰라줘서 서운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했다. 그래도 독도를 지킨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은 크다. 김신오 경위는 “독도는 중요한 우리나라 영토로 그 상징성이 크다”며 “내가 독도 수호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해=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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