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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신들의 전쟁] ⑦ 우즈vs미컬슨, 900만불 걸고 제대로 붙는다

앙숙 관계서 라이더컵 출전후 돈독해져

"지난 20년간 전쟁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즈·미컬슨 11월 승자독식 1대1 맞대결





영원한 골프맞수 타이거 우즈(43·미국)와 필 미컬슨(48·미국)이 900만 달러, 우리 돈 약 101억원을 놓고 1대1 매치 플레이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미컬슨은 지난 23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노던 트러스트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프로암 경기를 시작하기 전 자신의 SNS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습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우즈와 미컬슨의 격돌은 현지시간 추수감사절 주간인 오는 11월2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장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승자가 900만달러의 상금을 독식하게 되는데 미컬슨은 트위터에 “아마도 우즈는 900만달러를 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글을 올리며 너스레를 떨었고 우즈는 “당신이 자랑거리를 챙길 것 같다”고 맞받아치기도 했습니다.



우즈와 미컬슨은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개막을 앞두고 동반 라운딩을 할 정도로 관계가 좋아졌지만 한때는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 난 앙숙이었습니다. 우즈가 메이저대회 14승을 포함 PGA 투어에서 79승을 거두며 ‘골프 황제’로 군림하는 동안 미컬슨은 ‘영원한 2인자’에 머무르는 듯 보였습니다. 실제로 우즈가 683주간 세계랭킹 1위를 지키는 동안 한번도 1위에 오르지 못했고 우즈가 11차례나 차지한 올해의 선수상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미컬슨만큼 우즈의 강력한 경쟁자도 없을 것입니다. 미컬슨은 우즈의 독주 속에도 메이저 5승을 포함 통산 43승을 거뒀고 그중 34번의 우승을 우즈의 전성기에 거뒀습니다.



필 미컬슨(왼쪽)과 타이거 우즈가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2일(한국시간) 파이어스톤 골프장에서 함께 연습라운드에 나서 환하게 웃고 있다. /애크런=AFP연합뉴스


전성기를 공유한 맞수였던 만큼 두 선수의 자존심 대결도 치열했습니다. 2004년 라이더컵에서 한 조로 동반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말을 섞지 않을 정도로 냉랭한 관계였죠. 그러던 2016년 우즈가 라이더컵 미국팀 부단장으로 합류하면서 두 선수 사이에 화해의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합니다. 올해는 마스터스 개막 전 20년 만에 동반 연습 라운딩을 했고,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선 1~2라운드를 동반 플레이하며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즈는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우정이 강해졌고, 둘 다 경력의 후반에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죠. 미컬슨도 “40대가 된 우리는 선수 생활 끝에 와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년간 우즈와 전쟁을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허리 부상으로 수술과 재기를 반복하던 타이거 우즈는 올해 예전 기량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조던 스피스 등 조카뻘인 선수들과 막판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고 PGA 챔피언십에서는 9년만에 준우승 거머쥐며 부활을 알렸습니다. 미컬슨도 올 시즌 한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등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덧 40대 중반과 후반에 접어든 두 라이벌의 1대1 매치 플레이. 비록 전성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때 골프계를 호령하던 두 선수의 맞대결은 그 자체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900만 달러라는 엄청난 상금이걸린 승자독식 승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황원종기자 wonjja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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