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뒤 2020년 열리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폭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통상 하계 올림픽은 가을철에 개최되곤 했지만, 도쿄 올림픽은 폭염이 극심한 7월 24~8월 9일 개최되기 때문이다.
조직위가 올림픽 스폰서 기업들의 눈치를 보며 미국 프로스포츠의 대형 이벤트가 많은 시즌을 피하다가 한여름에 개최하게 된 것이다. 올해 일본을 덮친 고온의 폭염 이후 대책 수립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마쓰모토 다카아키(松本孝朗) 주쿄(中京)대 교수는 작년 7월말과 8월초, 올해 8월초 모두 15일간 마라톤 코스에서 실시한 온도 실측 결과를 전날 열린 일본체육학회에 발표했다.
마쓰모토 교수는 마라톤 코스에 1㎞ 간격으로 지표에서 1m 높이에 온도와 습도 측정기를 설치해 오전 5시~10시 1분 간격으로 온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오전 7시부터 최장 3시간 경기가 열릴 경우 출발점~10㎞ 구간, 13~17㎞ 구간, 24㎞와 33㎞ 부근, 36~38㎞ 구간, 40~42㎞ 구간에서 ‘운동 중지’에 해당하는 높은 온도가 측정됐다.
일본 스포츠협회는 기온, 습도 등을 측정해 여름철 운동 지침을 내리고 있는데, 온도가 28도 이상이면 ‘엄중경계’를, 31도 이상이면 ‘운동 중지’를 발표한다.
올림픽 조직위는 마라톤 경기를 30분 앞당겨 오전 7시에 시작하기로 하는 고육책을 내놓은 상태. 그러나 마쓰모토 교수는 이런 실측 결과를 발표하면서 마라톤 경기를 다시 1시간 30분 앞당겨 오전 5시30분에 시작하면 ‘운동 중지’ 단계는 피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도쿄도 등은 마라톤 코스 주변 도로에 물을 뿌리거나 햇빛을 반사해내는 도료를 바르는 등의 폭염 대비책을 고려 중이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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