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은 이날 애리조나 주 히든밸리에 위치한 자택에서 부인 신디 등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의원실이 밝혔다.
매케인은 지난해 7월 말기 뇌종양 판정을 받고 투병해오다 같은 해 말부터 의회에는 나오지 못한 채 애리조나 자택에서 치료에 집중했다.
상원 군사위원장이기도 한 6선의 매케인 의원은 공화당 내 영향력 있는 대표적 원로로, 의회 내에서 초당파적으로 존경과 인기를 누려온 거물급 인사로 꼽힌다.
미 해군에서 22년 복무하면서 베트남 전쟁 때 5년간 포로 생활을 하기도 했던 ‘전쟁영웅’인 매케인 상원의원은 1982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986년 상원에 입성, 내리 6선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7월에는 악성 뇌종양이 발병한 가운데서도 왼쪽 눈썹 위에 혈전 제거 수술의 흔적이 역력한 채로 의회에 복귀, 연설을 통해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 여부 논의를 일단 계속하자는 안(案)의 가결을 끌어내는 투혼을 발휘해 박수를 받았다.
관련기사
앞서 가족들은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그는 생존에 대한 기대치를 뛰어넘었지만, 병의 진행과 노쇠해지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면서 의학 치료를 중단했다고 밝혔고, 미국 언론들은 “매케인이 이제 ‘마지막 날’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같은 당 소속이지만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매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5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계에 뛰어든 이후 종종 그와 언쟁과 설전을 벌이며 갈등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직후 트위터에 ”매케인 의원의 가족에게 가장 깊은 연민과 존경을 전한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자신과 매케인 의원이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좀 더 숭고한 것, 즉 수세대에 걸친 미국인과 이민자들이 똑같이 싸우고, 전진하고, 희생했던 이상(理想)에 대한 신의“는 공유했다고 밝혔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