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해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27일 이종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씨가 전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며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했던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사자명예훼손 재판 출두를 앞두고 불출석하겠다는 핑계를 알츠하이머로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부터 약을 먹었다고 하니 재판을 앞둔 ‘맞춤형 발병’은 아닐 것”이라며 “그분이 민주주의와 광주시민에 범한 죄과가 아무리 크더라도 인간적으로는 쾌차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하다면 가족이나 참모들은 병을 핑계로 침묵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명해야 할 일이 있다”며 “전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 그의 과거 발언과는 달리 광주 5·18 때 시민 시위 배후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투입됐다는 내용을 누가 무슨 목적으로 집어넣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서전의 대부분의 내용은 그 진위를 떠나서 평소에 전 전 대통령이 주장해오던 것들이 담겨 있다”며 “자서전 작업기에 이미 알츠하이머가 진행되어서 기억이 파괴되었다고 하더라도 평소 그가 발언했던 것을 모아서 정리하면 되는데, ‘북한군 개입설’은 평소 그가 부정했던 내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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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억이 온전치 않은 시기에 완성된 자서전에 평소 주장과 정반대 내용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누군가가 장난을 친 것”이라며 “가족과 측근들은 이 조작 작업의 주체와 의도를 솔직하게 밝히고 국민, 특히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전두환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비난해 사자 명예 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이에 전 전 대통령은 27일 광주에서 열리는 재판에 참석하겠다고 밝혔으나 출석을 하루 앞둔 26일 알츠하이머 투병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전 전 대통령의 아내 이순자 여사는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 명의로 낸 입장문을 통해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약을 복용해 오고 있다”며 “공판 출석은 매우 난감하다”고 밝혔다.
/권준영기자 kjykj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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