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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태양의 서커스' 최장수 투어 비결? 지금도 진화하는거죠

<'쿠자'로 3년만에 내한...하비·서리지 감독 인터뷰>

곡예·연극·라이브 연주 등

첨단기술 입고 예술로 승화

11월 잠실서 '환상의 세계'

《이 기사는 시그널 8월28일 오전11시15분에 게재됐습니다》

쿠자의 세계로 들어가는 트릭스터(왼쪽)와 이노센트 /사진제공=태양의서커스(Cirque du Soleil)




노랑과 파랑이 교차하는 지름 51m·높이 25미터의 빅탑 텐트는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가 마법의 상자 ‘쿠자(Kooza)’를 펼쳐놓는 공간이다. 이 안에서 22개 나라 출신의 배우와 스태프 120여명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를 직조한다. 이들과 함께 전세계를 누빈 빅탑 텐트는 200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 자리잡은 이후 19개국 61개 도시에서 3,000회 이상의 공연을 펼쳤다. 태양의 서커스 역사상 최장 기간 투어 공연이자 최대 규모 공연이다.

그리고 오는 11월 3일 동화 속에서나 펼쳐질 법한 기기묘묘한 세상이 이 텐트에 담겨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한복판에 자리 잡는다. 곡예와 연극, 라이브 연주와 세련된 춤, 의상과 조명을 결합, 서커스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캐나다 아트서커스의 대표주자 ‘태양의 서커스’가 이번에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일 세상은 ‘쿠자’. 상자라는 의미의 이 작품은 고난도의 곡예와 우스꽝스러운 광대를 주축으로 한, 서커스의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다. 작품 개막에 앞서 서면 인터뷰로 만난 딘 하비(Dean Harvey) 예술감독과 알렉스 서리지(Alex Surridge) 의상감독은 이 작품을 “서커스의 원형이자 태양의 서커스의 시작으로 돌아가는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알렉스 서리지(Alex Surridge) 의상감독 /사진제공=태양의서커스(Cirque du Soleil)


관객의 시선이 폭넓게 닿을 수 있도록 280도로 펼쳐진 무대에 창조자이자 안내자인 트릭스터가 등장하면서 관객들은 꿈의 세계로 발을 들인다. 관객들의 여정에는 순진한 외톨이 이노센트가 함께하는데 그를 따라 시선을 이동하다 보면 연체 곡예(contortion), 끈을 이용한 공중곡예(straps), 후프묘기(hoops manipulation) 등 전통 서커스의 묘기들이 독특한 음악과 의상, 조명, 무대장치와 어우러지며 다채롭게 펼쳐진다. 하비 감독이 “우리 모두는 인생의 여행길을 걷고 있고 이노센트라는 인물과 그의 여정, 그가 다른 인물들과 맺는 관계에서 공감을 느낄 수 있다”며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광대의 세상을 관객 눈앞에서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선 의상, 소품, 조명, 무대장치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다룰 수 없다. 모든 장비와 무대 요소는 기술적인 동시에 예술적이어야 한다. 하비 감독은 “배우들의 퍼포먼스 난이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해야 하는 동시에 캐릭터가 소품에 가려져선 안 된다”며 “인체공학적이면서도 미학적인 소품이나 장치를 만드는데 모든 스태프가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딘 하비(Dean Harvey) 예술감독 /사진제공=태양의서커스(Cirque du Soleil)


서커스에서 감상할 수 있는 놀라운 기술 중 하나는 의상을 순식간에 바꾸는 퀵체인지. 태양의 서커스팀은 배우의 몸에 매달려 있는 150마리의 쥐들이 순식간에 몸을 타고 내려가 덫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쥐 망토(Rat Cape)’를 개발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해골 의상에 직접 인공 뼈를 다는 초기방식 대신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이미지를 의상에 투사하는 기술도 활용하고 있다. 서리지 감독은 “쿠자 공연이 시작된지 11년이 넘었지만 쿠자는 여전히 만들어지는 중”이라며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우리는 늘 그것을 활용할 방법을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이너들은 만화책부터 회화 작품까지 다양한 이미지에서 의상 디자인의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서리지 감독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회화부터 영화 매드 맥스 시리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붉은색과 금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인도 전통 사리에서도 영감을 받았다”며 “다양한 문화권의 색채가 어우러져 세계 어디를 가도 보편적인 미학을 보여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태양의 서커스의 빅탑 씨어터 /사진제공=태양의서커스(Cirque du Soleil)


가장 기대해볼 만한 장면은 태양의 서커스 공연 중에서도 최고 난도를 자랑하는 공중곡예. 하비 감독은 “1,600파운드 무게의 ‘죽음의 휠’에서 펼치는 공중 곡예는 최고의 역량을 요구한다”며 “관객들이 위험천만한 곡예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죽음의 휠’을 무대 좌우 사선으로 배치해 관객들에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도록 배치했다”고 소개했다. 11월3일~12월30일 잠실종합운동장 빅탑씨어터에서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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