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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전략물자’ IC칩, 中·홍콩에 밀수출

19만여개 되팔아 122억 차익

수출업체 대표 등 18명 기소

군사장비에 쓰일 수 있는 미국산 집적회로(IC)칩을 국내로 들여온 뒤 정부 허가 없이 중국·홍콩 등지로 되팔아 차익을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예세민 부장검사)는 반도체 수출업체 대표 안모씨 등 2명을 대외무역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다른 수출업체 대표 양모씨와 유통업체 직원, 수출업체 법인 등 16명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 등은 지난 2011년 8월부터 올해 초까지 미국 T사와 A사가 생산한 IC칩을 국내 방산업체 등에 납품한다며 수입했다. 이후 정부 허가 없이 중국·홍콩에 불법 수출했다. 이들이 몰래 다시 판 IC칩은 모두 19만여개로 총 122억원에 달했다. 안씨 등은 미국산 전략물자를 직거래할 수 없는 중국·홍콩의 반도체 업자들에게 국내 공급가보다 비싼 값에 IC칩 내다 팔아 차익을 얻을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IC칩은 방사능·극온에 견디는 고성능 제품으로 레이더나 군사 통신설비에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다. 한국을 포함해 40개국이 가입한 바세나르체제(WA)에 따라 수출통제를 받는다. 이들 수출업체 대표는 미국 제조업체의 국내 영업직원들에게 IC칩의 국내 납품 여부에 대한 확인 절차를 생략하고 단가를 낮춰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건네 배임증재 혐의도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안씨는 앞서 유통업체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뒷돈 8,200만원을 챙긴 뒤 2014년 11월부터는 직접 수출업체를 운영하면서 홍콩에 37억원 상당의 IC칩을 불법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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