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전당대회가 네거티브로 점철된 진흙탕 싸움으로 치달으면서 오는 9월2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흥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당권 주자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당의 사활이 걸렸다며 당의 ‘화학적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거듭된 ‘안심(安心)’ 논란에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안심 논란을 불러일으킨 ‘당권파’를 향한 공세가 치열하다. ‘당권파’는 손학규 당 대표 후보를 중심으로 한 ‘안철수계’ 인사들을 일컫는다. 당권파라는 말을 처음 만든 바른정당 출신의 이준석 후보는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후보를 향해 “‘안심팔이’를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당권파라는 사람들이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면 당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당권파가 ARS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해 조직적으로 손 후보를 밀어주고 있다는 의혹도 안심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장성민 전 후보를 지지했던 박주원 전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RS 여론조사 결과 왜곡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안심은 손 후보로 정해졌고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며 “당 대표 후보들은 무의미한 선거에 들러리를 서지 말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태규 사무총장은 29일 비상대책위회의에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ARS 조작 의혹 등 말도 안 되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는 등 사익을 위해 당의 명예를 훼손하는 세력들이 있다”며 “일부 후보들은 허위사실에 편승해 당내 갈등을 부추겨 표를 얻겠다는 낡은 사고와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국민의당 출신 몇몇 당직자들이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영수증 없이 수백만원에 달하는 ‘쌈짓돈’을 챙겼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당 분위기가 혼탁해졌다. 바른미래당은 쌈짓돈 의혹 검증을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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