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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방송 ‘제12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신명나는 국악 창작곡 경연대회에 가다

- 궁예찬 <옹헤야 어쩌라고> 대상 수상





연일 태풍 소식으로 날씨가 좋지 않을까 무척 걱정했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은 맑고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였다.

지난 25일(토) 제12회를 맞는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본선 경연대회가 국립국악원 예약당에서 열렸다. 우리나라 전통 음악을 사랑하는 본선 진출 총 10팀의 무대를 선보이는 날.

현장에서는 가족을 동반한 많은 관람객들이 공연 시작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악당 건물 바로 앞에는 넓은 잔디밭이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 바빴고 SNS 인증샷을 남기는 등 행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건물 1층 로비에 들어서니 티켓팅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며 삼삼오오 모여 공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포토존에서 가족들과 사진을 찍는 사람들, 급하게 플랜카드를 만드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인포데스크에서 받은 팜플렛에는 공연 순서를 비롯해 경연팀의 곡 소개, 역대 수상현황, 특별공연팀 등이 안내되어 있었다. 이번 경연대회는 지난 4월부터 신청서 접수가 시작됐으며 접수곡 총 55곡의 우열을 가리기 위해 1차 예선, 2차 예선, 본선까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참가자 들이 펼치는 축제의 장이다.

공연 시작 10분 전 입장 후 착석하니 넓은 공연장 세트와 바쁘게 움직이는 카메라, 화려한 조명, 꽉 찬 관객으로 한 껏 고조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신영일 아나운서와 가수 이안의 사회를 시작으로 축제가 막을 올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악방송이 주관하는 이번 본선 경연대회에서 어떤 팀이 대상을 거머질 수 있을 지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다. 오로지 타악기로만 구성된 오음의 ‘혼원술래’를 시작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음악창작그룹 너나드리의 ‘받으시오’, 새로움을 시도하는 신민속악회 바디의 ‘흩어져서 흐드러지다’, 대나무 숲 청춘들에게 바치는 박한결X장명서의 ‘대나무숲’, 453프로젝트의 ‘행방불명’, 김주현X본X조한민의 ‘구원’, 전통 관악기 피리와 만난 궁예찬의 ‘옹헤야 어쩌라고’, 도시의 ‘매풍(도깨비바람)’, 서도 밴드의 ‘바다’, 올담의 ‘우공이산’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우리 국악 특유의 멋과 흥에 취해 함께 어우러졌다.

이 날 본선 10팀의 무대뿐만 아니라, 본선 참가팀의 합동무대와 더불어 신진국악팀이 가장 닮고 싶은 록밴드 ‘잠비나이’와 전년도 수상팀 ‘버드’의 축하 무대가 마련됐다.



모든 무대가 끝이 나고 드디어 수상자를 호명하는 시간. 지난 5개월동안 이 시간만 기다린 참가자들과 청중들의 눈과 귀가 모두 한 곳으로 쏠렸다. 이번 대회의 대상은 참가번호 7번 궁예찬 <옹헤야 어쩌라고>에게 돌아갔다. 두 명의 댄서와 함께 호흡을 맞춘 궁예찬은 영남지방에서 널리 불리는 구전민요 ‘옹헤야’를 주제로 캐릭터가 돋보이는 ‘새로운 옹헤야’를 창조하기 위해 일렉트로닉한 클럽 사운드를 사용하고 피리와 태평소가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였다.



피리 소리를 보컬이펙터에 입혀 전통음악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음악을 만들어 낸 것이다. 국악이라는 다소 어색할 수 있는 음악의 한 장르가 최신 음악과 어우러진 파격적인 무대였다. 무대가 끝이 난 후 관객들은 처음으로 ‘앙코르’를 연발해 두 MC는 “처음으로 앙코르 소리가 들렸다”며 그의 공연을 평가하기도 있다.

세 번째 도전이었다는 그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무대에서 대상을 수상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국악이라는 장르를 이어오면서 힘들었던 기억과 자신을 믿어준 가족에게도 감사함을 표했다. 화려하고 유쾌했던 공연 뒤에 그가 흘린 땀방울과 고충들이 느껴져 뭉클했다.

공연 후 한 관객은 “오늘 국악을 아주 재미있게 경험했다. 특히 궁예찬의 무대는 정말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댄서 두 명과 같이 춤을 추며 피리를 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빨간색 의상과 선글라스를 끼고 무대에 오른 모습도 신선했다. 아직은 국악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이런 대회가 많이 생긴다면 생소했던 우리 음악을 대중화 하는 데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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