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프리카 지부티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 두 번째 해외 군사기지를 설립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아프간 정부의 대테러 활동 지원을 위한 군사훈련기지를 중국 자금으로 세우고 무기와 장비를 갖춘 1개 대대의 인민군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29일 전했다. 1개 대대는 보통 500명 안팎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군이 주둔할 곳은 아프간 북부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연결하는 길이 350㎞의 와칸 회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중국은 지난해 아프리카 지부티에 사상 최초로 해외 군사기지를 세운 데 이어 두 번째 군사기지를 설립하게 됐다.
SCMP는 “현대 역사상 중국이 아프간에 군사적으로 주둔한 것은 처음”이라며 “아프간은 통치가 어렵다는 점에서 ‘제국의 묘지’로 악명이 높다”고 전했다. 19세기 이후 아프간을 침공한 영국과 옛소련 등 강대국은 현지 세력의 끈질긴 저항으로 점령과정에서 대규모 인명손실을 본 바 있다.
관련기사
중국군의 아프간 진출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역점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보호와 이슬람 극단주의 확산 방지라는 두 가지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프간은 동쪽과 남쪽으로 파키스탄, 서쪽으로 이란, 북쪽으로 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 북동쪽으로는 중국과 접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특히 아프간은 1,400종 이상의 광물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중국이 수년 전부터 아프간과의 경제적·군사적 협력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SCMP에 따르면 아프간은 지난 2012년부터 중국이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에 참관국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아프간에 대한 중국의 군사원조 규모는 7,000만달러(약 777억원)을 웃돌았다.
홍콩의 군사분석가 쑹중핑은 “이번 훈련기지 설립은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신장 지역에 침투하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베이징과 카불 간 반테러 협력과 군사교류를 강화함으로써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