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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①] '주간아이돌'vs'아이돌룸', 닮은꼴 예능의 '소리없는 전쟁'

JTBC ‘아이돌룸’ 포스터(좌)와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홈페이지 MC소개(우)




아이돌에 의한, 아이돌을 위한’ 두 프로그램이 몇 달째 소리 없는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7년 동안 쌓아온 신뢰를 쌓아온 ‘주간아이돌’과 이에 대항하는 신규 프로그램 ‘아이돌룸’의 행보가 연일 비교 선상에 오르고 있다.

2011년 7월부터 방송된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은 케이블 역사상 최초 300회를 넘어선 장수 프로그램으로, 아이돌의 숨은 매력을 탐구하는 ‘아이돌 전문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아이돌이 정형돈과 데프콘의 진행 하에 감춰둔 끼와 재능을 발산해왔으며, ‘주간아이돌’ 출연이 아이돌 그룹들의 버킷리스트가 될 정도로 아이돌 대표 방송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11월 기존 MC와 제작진이 하차하고 이상민, 김신영, 유세윤이 새로운 MC로 투입되면서 ‘주간아이돌’은 방송 7년 만에 시즌2라는 변화를 맞았다. 오직 ‘주간아이돌’이라는 브랜드 하나만 남았을 뿐, 모든 것이 바뀌었다.

많은 우려와 비판 속에 첫 방송을 시작한 ‘주간아이돌’은 불과 한 달 만에 JTBC ‘아이돌룸’이라는 뜻밖의 변수를 만난다.

아이돌 전문 방송, 별도의 장식이나 소품이 없는 단조로운 스튜디오, 댄스 코너 등 두 프로그램 간의 유사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후발주자를 비난하는 일반적인 분위기와 달리 다수의 시청자들은 ‘아이돌룸’에 손을 들어줬다.

7년간 ‘주간아이돌’을 이끌어왔던 외주제작사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고, 이후 이들이 JTBC에서 만든 것이 바로 ‘아이돌룸’이기 때문.

JTBC ‘아이돌 룸’ 방송화면 캡처


앞서 지난 2월 ‘주간아이돌’ 김진PD는 자신의 SNS에 “기사가 났네요. 7년째 함께 했던 ‘주간아’를 이제 그만하게 되서 너무 속상합니다”라며 “저희 제작진과 엠씨들은 그동안의 주간아를 사랑해준 모든 아이돌팬께 감사드립니다”라고 하차가 제작진의 의사와는 무관했음을 암시한 바 있다.

이는 과거 방송된 ‘식신원정대’와 ‘식신로드’의 상황과도 비슷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건물주’와 ‘세입자’에 비유하며, 7년간 만들어 놓은 ‘2배속 댄스’ 등 여러 아이템들을 두고 하차 했던 ‘아이돌룸’ 제작진이 진짜 원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MC 정형돈과 데프콘, 제작진의 호흡에 ‘명분’이라는 것이 더해지면서 ‘아이돌룸’은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갔다. 특히 지난달 3일 ‘아이돌룸’이 기존 토요일에서 화요일 저녁 시간대로 편성을 바꾸면서 두 프로그램은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와 관련해 ‘아이돌룸’ 측은 “아이돌들의 음원 발매가 주로 월요일에 이뤄진다. 더 발 빠르게 이들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화요일로 방송 시간을 옮기게 됐다”고 편성 변경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하루 차로 맞붙게 된 두 프로그램은 시청률 변화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5월 12일 첫 방송 워너원편으로 0.89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기준)를 기록했던 ‘아이돌룸’은 이후 평균 0.5%대를 유지하다가 편성 변경 이후 0.7%~0.8%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돌룸’은 주요 타깃 시청층인 10~20대가 휴대폰으로 접근하기 용이하도록 V라이브를 동시 생중계하면서 시청률에 반영되지 않는 시청자 수도 상당수다.

반면 ‘주간아이돌’은 올해 방송 기준, 시즌 1 방송이 0.3~0.7% 대를 오갔다면 시즌 2는 시청률 0.2~0.3%를 맴돌고 있다. “시청률이 3%대를 넘으면 삭발하겠다”는 김신영의 공약이 무색할 정도로 아쉬운 성적이 계속되고 있다. 샤이니, 에이핑크 등 믿고 보는 예능 강자들의 활약에도 0.3%대에 그칠 뿐이었다.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MC 프로필


최근 두 방송 출연자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이돌룸’의 최근 라인업에는 에이핑크, 트와이스, 세븐틴, 빅뱅 승리, 여자친구, 마마무, 레드벨벳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에이핑크, 여자친구, 레드벨벳은 ‘주간아이돌’에도 출연을 하기는 했으나 먼저 출연한 방송은 ‘아이돌룸’이었다.

즉, ‘컴백’이라는 이슈와 직결된 대형급 가수들은 앨범 홍보의 장으로 대부분 ‘아이돌룸’을 택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편성이 하루 차이로 바뀌면서 더 뚜렷해졌다. 프로그램의 유사성으로 인해 가급적 두 프로그램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출연 관계자 입장에서는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아이돌룸’에 조금 더 손을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관계자는 “두 프로그램의 포맷이 유사하다보니 가급적 한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든다”며 “두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정형돈과 데프콘의 안정적인 진행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컴백과 관련한 화제성이 상대적으로 ‘아이돌룸’으로 향하면서 ‘주간아이돌’은 신인 아이돌이나 김종서·김경호·박완규·김태원의 ‘록벤저스’, 아메바 컬쳐 소속 아티스트 등을 출연시키며 차별화성을 두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주간아이돌’의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화제성’면에서 ‘아이돌룸’에 승기를 내준 ‘주간아이돌’의 제자리걸음이 계속되면서, 아이돌 프로그램 대표 브랜드로서의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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