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익상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29일 최근 광주·대전·수도권 등에서 연이어 발생한 폭우와 관련해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는 시점에 올여름 위세를 떨친 북태평양고기압의 수축시간이 지연돼 강수대가 정체돼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은 한반도 상공에서 영향을 주다 8월 말이면 남하하는 게 정상이지만 올해는 해수면 온도가 여전히 높아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결과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한반도 상공에서 만나 정체전선을 형성해 많은 비를 쏟아붓는 것이다. 특히 올여름 유난했던 무더위로 한반도 상공의 대기가 해상에서 증발한 수증기를 잔뜩 머금고 있는 것도 이번 폭우를 더욱 강하게 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번 강수대는 지난 26일부터 남부 지역에 비를 뿌리기 시작해 차츰 북상하며 광주, 대전, 서울, 경기 북부 등지에 엄청난 비를 쏟아부었다.
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주말인 다음달 1일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오겠다. 29일 오후5시부터 30일 자정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 경기·강원 영서 북부는 최대 250㎜ 이상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강원 영서 남부는 50∼100㎜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경기·강원 영서 북부는 30일 새벽까지, 경기·강원 영서 남부는 30일 새벽부터 낮 사이 시간당 40㎜가 넘는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0∼31일에는 전라도를 중심으로 강한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강수대 정체 현상이 발생하는 만큼 언제든 기습폭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설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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