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참패 이후 자숙하던 자유한국당 ‘올드보이’ 정치인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당선에 이어 보수야당의 적통을 놓고 경쟁하는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고문까지 당권 도전에 나서는 등 여의도 올드보이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한국당에서도 홍준표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이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시작된 한국당 내부에서는 경험이 많은 적장을 상대하려면 홍 전 대표와 김 의원처럼 카리스마와 경륜을 갖춘 수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 참패 뒤 잠행을 이어가던 홍 전 대표는 29일 오랜만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정치판은 프레임 전쟁이다. 상대방의 프레임에 갇혀 이를 해명하는 데 급급해 허우적대다 보면 이길 수 없는 전쟁이 된다”며 “우리가 만든 프레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현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시장 자율주의’ 등을 내세운 김 비대위원장의 지지부진한 쇄신작업에 대한 당내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홍 전 대표가 페북 정치를 재개한 것은 정계 복귀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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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복당 이후 잠행을 거듭하던 김 의원도 최근 들어 연일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자영업자·서민금융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력 비판한 데 이어 27일에는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는 주제로 세미나를 잇따라 개최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국가주의’를 앞세워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자 김 의원은 ‘공화주의’라는 의제를 꺼내 들며 자신이야말로 보수세력 재건의 적임자임을 자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으로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은 홍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힐 경우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홍 전 대표는 2월 페이스북에 “한국당에 서청원 선배를 빼고는 나와 김무성 의원이 최고참 정치 선배”라고 밝힌 바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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