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29일 일본거래소그룹의 통계를 인용해 외국인투자가들이 연초부터 지난 17일까지 3조9,000억엔(약 38조8,456억원) 상당의 일본 주식을 순매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3주 동안의 순매도액은 4,470억엔에 이르렀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외국인 순매도액은 1982년 외국인 거래동향 집계를 시작한 후 두 번째로 큰 규모가 된다. 사상 최대의 엑소더스는 ‘블랙먼데이’ 폭락사태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7조엔에 달했던 1987년에 이뤄졌다.
도쿄증시의 대표 지수인 토픽스는 연초부터 이달 28일까지 4.7%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4.13%, 8.37% 올랐다.
■外人, 日 증시 이탈 이유는
무역전쟁·소비세 인상 우려에
실적호전 美기업으로 눈돌려
외국인들이 일본 주식을 대거 내던지는 것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닛코자산운용의 존 베일 수석 글로벌전략가는 이러한 요소들을 언급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미국계 투자가들이 일본 대신 본국에 주목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BOJ)의 태도 변화가 외국인투자가들의 심리를 악화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BOJ는 상장지수펀드(ETF) 형태로 일본 주식을 대량 매수해왔으나 올해는 ETF 매수 규모를 줄이고 있다. 투자은행 제퍼리스그룹의 숀 다르비 수석 글로벌주식전략가는 “BOJ는 인정하지 않지만 시장은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이 바뀌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그룹의 마쓰이 게이시 일본주식 담당 전략가는 아베 총리가 선거에서 이기고 기업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 외국인들이 일본증시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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