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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카드값 걱정에서 탈출하기

유제훈 코나아이 경영관리그룹 외주구매팀장





월급날은 한 달 중 가장 넉넉하고 행복한 날이다. 이론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매달 내 월급 계좌로 들어오는 돈은 잠시 머물 뿐 빛의 속도로 빠져나간다. 한 달간 대책 없이 써버린 신용카드 탓이다.

매일 보약처럼 먹었던 커피, 거나한 음주, 굳이 필요하지 않은데 사버린 수많은 물건. 매달 25일이 되면 나의 무분별하고 충동적인 소비 습관은 신용카드 명세서에 오롯이 새겨진다. 가계부 앱을 스마트폰에 조용히 깔고 반성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신용카드는 내 지갑에서 나와 밖을 활보한다.

지난해 11월 코나아이가 충전형 선불카드인 ‘코나카드’를 발매했을 때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필요할 때마다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이었다. 물론 잔액이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충전하는 기능이 있지만 기존에 쓰던 신용카드보다 불편한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월급에 육박하는 신용카드값을 놓아둬서는 안 되겠다는 절박함에 코나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커피값과 밥값을 포함해 하루 용돈으로 2만원을 충전해 사용했다. 처음에는 힘들었다. 사고 싶은 충동을 억눌러야 했기 때문이다. ‘할부로 사면 되는데’ ‘한 달에 얼마 안 나가는데’라는 생각이 힘들게 했다.

2주 정도 지났을까. 변화가 생겼다. 사고 싶은 것이 있어도 충전을 하려고 코나카드 앱을 열면 당장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 번 더 고심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불필요한 소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겼다. 하루 충전금액인 2만원 안에서 소비한 날은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껴졌다. 자주 가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나 편의점에서 캐시백을 받아 모인 캐시로 결제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코나카드를 통해 소비 습관이 바뀐 것이다.

검소함이나 알뜰함과 거리가 멀었지만 이제는 돈을 ‘잘 쓰는 법’이 무엇인가를 알게 됐다. 그동안 ‘선 소비, 후 후회’에 늘 시달렸지만 지금은 월급날도 기쁘게 맞을 수 있게 됐다. 신용카드도 적절히 섞어 쓴다. 굳이 코나카드가 아니어도 좋다. 나처럼 소비 습관을 바꾸고 싶은 직장인이 있다면 충전형 선불카드로 소비를 스스로 통제하는 방법을 권한다. 월급날이 넉넉하고 행복한 날이 될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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