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의 필요성은 야당은 물론 여권에서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국방·산업·고용부 등 일부 장관은 자질과 전문성 부족을 드러내 진작부터 경질 대상으로 거론됐다. 개각 배경이 직무수행에 문제가 있는 장관을 교체해 국정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데 있다면 2기 내각에 합류하는 장관들은 책임감을 갖고 국정을 이끌 역량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이번 개각에서도 정치인·코드 인물로 거의 채운 1기 내각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번에는 유은혜·진선미 의원이 내각에 합류했다. 앞서 기용한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현역 의원이다.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장관으로 기용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국정 전반의 쇄신 의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신선한 느낌이 들지 않은 것은 그래서다. 그나마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갈등을 빚었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신임을 받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산업·고용부 장관에 정통관료 출신을 기용한 것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장관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이 출범한다. 정치인과 관료 출신 후보자여서 국회 통과가 무난해 보인다. 이번 개각이 단순히 사람만 바꾸는 데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 출범 1년 차와 달리 2년 차부터는 정책에 성과를 내야 한다. 팍팍해진 민생을 살리는 것이 급선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재신임을 받은 김동연 경제팀의 어깨가 무겁다. 청와대도 정책 독주를 삼가고 장관 중심의 책임행정을 펼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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