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총학생회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 판결을 비판했다가 학내 반발에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사퇴했다.
30일 서강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중운위는 총학생회장 및 부총학생회장 사퇴와 회장 직무대행이 임시 의장을 맡는 안건을 지난 28일 의결했다.
총학생회는 지난 17일 총학 명의로 ‘한국의 사법 정의는 남성을 위한 정의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해 안 전 지사 무죄 판결을 규탄했다. 이 글에서 총학은 안 전 지사 무죄 판결이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기만”이라며 “사법부가 마치 안희정 측의 또 하나의 변호인단 같았고, 정의를 위해 고뇌하는 사법부의 고민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학은 안 전 지사를 고소한 김지은 씨의 입장문을 인용하며 “서강대 총학생회는 연대의 물결에 참여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반대로 성명 발표 이후 서강대생 커뮤니티에서는 총학을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학생들의 비판은 “총학이 학내와 무관한 정치적 발언을 함부로 한다”, “학생회가 아니라 여성학회에서나 낼 법한 내용”, “선거 때는 비운동권으로 나왔다가 당선 후 운동권처럼 활동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급기야 성명을 작성한 당사자가 누군지 밝히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결국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서강대 총학생회가 성(性) 관련 사안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지난 5월 성 칼럼니스트 겸 작가 은하선 씨의 교내 강연 주선을 시도했으나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취소한 바 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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