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50대·여성’인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깜짝 발탁됐다. 입각 경험이 없는 50대 재선 의원인 유 후보자는 앞으로 김상곤 사회부총리를 대신해 교육정책과 정부 내 비(非)경제부처를 이끌게 됐다.
30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유 후보자는 김근태계로 분류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은 인사다. 86세대 학생운동권 투신을 시작으로 고(故) 김근태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한때 비문계(비문재인계)로 분류됐지만 문 대통령의 깊은 신임을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 선대위 홍보단장을 맡은 데 이어 지난해 대선에서 문 후보 선대위의 수석대변인을 맡아 보좌했다. 1991년 유 후보자의 아버지가 산업재해로 사망하자 부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문 대통령이 산재 인정을 받도록 도움을 준 인연에 대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내에서는 공식대변인만 10차례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입’으로 활동해왔다.
역대 사회부총리 중 여성 임명은 처음이다. 교육부 장관으로 범위를 넓혀도 교육부의 전신인 문교부 시절 김옥길(24대)·김숙희(34대) 전 장관에 이어 세 번째다. 나이도 56세로 사회부총리 중 최연소다. 여성 인재를 중용해온 현 정부의 성향을 고려해도 파격적인 발탁이라는 평이다. 교육부는 이번 유 후보자 지명으로 장차관 모두 여성이 이끌게 됐다.
유 후보자는 당내 정치세력뿐 아니라 야당 정치인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보인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정치권에서는 교육계 전문성을 갖춘 현역 여성 의원이라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유 후보자는 19대 국회 입성 후부터 줄곧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교육 관련 이슈에 대해서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교문위 활동 중 채용 부정행위자에 대해 2년간 응시제한 조치 규정을 둔 사립학교법·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교육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냈다. 문 대통령 당선 후에는 인수위 성격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정과제 정립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20대 국회 전반기에는 교문위 간사를 맡아 정부의 교육정책을 국회에서 후방 지원하는 데 일조했다.
온화한 성품이지만 강한 결단력도 지녔다는 평이다. 올 1월에는 교육부의 ‘유치원 영어수업 금지’ 추진 때 반기를 들며 제동을 거는 등 정책적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지난 김상곤 장관 재임 기간에 다소 흔들렸던 여당과 교육부의 정책적 간극을 메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입제도 개편과 각종 교육정책 추진 과정에서 교육부를 성토하는 여론에 대해서도 ‘달래기’에 나서면서 당분간 교육개혁의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날 유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직후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며 “안정된 교육개혁을 위해 당면한 현안은 물론 긴 호흡이 필요한 교육정책도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투자를 강화하고 사회안전망 확대와 격차 해소를 위한 사회부총리의 역할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962년 서울 △송곡여고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 △김근태 의원 보좌관 △19·20대 국회의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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