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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신화는 종교에 앞서 인류의 사상적 원형이죠"

안인희 박사의 '북유럽신화의 세계'

9개 구분된 우주, 온라인게임도 차용

종교의 시대에도 신화는 받아들여

노르웨이 우르네스 교회 정문에

신화 속 우주나무 이그드라실 조각

안인희(사진)박사가 지난 30일 강남도서관에서 열린 ‘북유럽 신화의 세계’ 두번째 강의에서 ‘아홉세계’개념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게임 슈퍼마리오(1985)는 9개의 단계로 구분이 되어있어요. 그리고 단계마다 적용되는 법칙이 달라요. 앞 단계에서 하던 대로 게임에 몰입해선 진도를 나갈 수가 없어요. 그때 의문이 들었죠. ‘왜 9개의 단계로 구분해 놓고 최종 목표에 이르도록 구성했을까.’ 북유럽신화에서 우주가 아홉 세계로 구분되어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온라인 게임의 원리를 신화에서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요. 오늘은 북유럽신화의 세계관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지난 30일 강남도서관에는 안인희(사진) 박사의 ‘북유럽 신화의 세계’ 두번째 강의가 열렸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6년째다.

안 박사는 북유럽 신화의 아홉 세계에 대해 먼저 소개했다. “인간의 사유를 지배하는 기본 틀은 공간과 시간인데 북유럽의 신화는 다른 신화와 달리 독특한 점이 많다. 우주를 9개의 세계로 나뉜다는 거죠. 크게는 다섯 세계로 구분이 되어있는데 천상계, 거인계, 난장이계, 명계, 중간계 등으로 나뉘고, 천상계에는 신들이 사는 곳(아스가르트)과 요정이 사는 곳(바나하임)으로 나눠져 있죠. 인간들은 중간계(미트가르트)에 산답니다. 북유럽신화는 거인과 난장이가 등장하는데 그리스로마신화에는 찾을 수 없는 존재들이죠.” 이어 그는 북유럽 신화 최고의 신 애꾸눈 오딘, 도끼를 쥐고 천둥을 일으키는 토르, 불의 신 로키, 사랑과 마법 그리고 황금의 여신 프라야 등 북유럽신화의 주요한 신에 대해 소개했다. 신화가 종교에도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는 점도 곁들여 설명했다. 그는 “12세기 노르웨이 송네 피요르드에 세워진 우르네스 통널교회 문에는 북유럽신화의 중간계 한가운데에 있는 우주나무 ‘이그드라실’의 문양이 그려져 있다”면서 “이교도의 문양을 새겨놓은 것은 신화가 종교보다 앞서 인간의 사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유럽신화의 세계’는 고인돌 프로그램을 시작한 2013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개설되는 강좌로 개설할 때마다 늘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게임, 영화 등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북유럽신화에 뿌리를 둔 경우가 종종 있어서다. 안 박사는 디지털 콘텐츠를 기획할 때 신화를 차용하는 이유에 대해 “. 신화는 인류의 사상적 원형(archetype)이기 때문에 민족·국가를 뛰어넘어 전 세계인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에 그만”이라면서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인 정서적인 공감대를 자극할 때 거부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 4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세계의 시작과 종말, 2강 여신 그리고 저주받은 반지, 3강 중세 기사들의 세계와 십자군, 4강 슬픈 사랑의 주인공 트리스탄 등으로 진행된다.

한편, 제 6기 고인돌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22개 공공도서관과 5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문·사·철(文·史·哲)을 바탕으로 미술·음악·건축·과학·경제학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생활 속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 포털 에버러닝에서 확인할 수 있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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