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환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남미 금융시장이 금융위기로 휘청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금리 인상에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자국의 페소화 가치가 급락세를 멈추지 않자 기준금리를 종전의 45%에서 60%로 올렸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금리다.
이날 페소화 환율은 전날보다 13.12% 오른 달러당 39.25페소로 마감해 그 가치가 다시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환율은 장중 한때 15.6% 급등한 달러당 42페소까지 치솟았다.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이날도 보유하던 3억3,000만 달러(3,665억 원)를 매각했다.
이번 주 들어서만 페소 가치를 지지하려고 10억 달러(1조1,105억 원)가 넘는 보유 외환을 내다 팔면서 시장에 개입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IMF가 전날 500억 달러(약 55조5,80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 중 우선 지원하기로 한 150억 달러(16조 6,575억 원)에 더해 나머지 금액을 조기에 집행해달라는 아르헨티나의 요청을 수용한 것도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대선 불확실성과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여파로 한때 사상 최저치까지 추락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0.78% 오른 달러당 4.146헤알에 마감됐다. 이날 환율은 지난 2016년 1월 21일의 4.166헤알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헤알화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4.2헤알을 넘어 그 가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기도 했으나 중앙은행이 개입하면서 조금 진정됐다.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도 자원주와 금융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2.53% 떨어진 76,404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오는 10월 치러질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인접국 아르헨티나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환율이 급등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을 1개월여 앞둔 가운데 금융시장이 선호하는 친시장 성향의 후보들이 지지율 열세를 면치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부패혐의로 수감 중인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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