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시끄럽게 좀 굴었다고 계단을 뛰어 올라가 이웃을 살해한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연인이 거슬리는 말 한마디 했다고 사랑하는 사람을 마구 두들겨 팬다.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 주위에 순간의 분노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폭군들이 이렇게 많아진 것일까.
‘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는 폭력으로 얼룩진 오늘날의 모습을 ‘과대자기증후군’이라는 정신분석학적 키워드로 분석한 보고서다. 책을 쓴 오카다 다카시는 일본 정신의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학자다.
저자는 1990년대 후반부터 발달 장애와 같은 뚜렷한 정신 질환이 없음에도 잔혹한 폭력을 일삼는 범죄자를 집중적으로 면담했다. 약 20년 동안의 연구 끝에 저자는 이들 가해자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은 넘치는 반면 타인의 존재에 대해서는 별 관심 없는 과대자기증후군 환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책은 “과대자기증후군은 공감 능력이 없는 비뚤어진 현대인의 자화상”이라며 “사회는 구성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고 가정과 학교는 애정과 질책이 균형 잡힌 교육을 해야 폭력에 물든 ‘괴물’의 양산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1만5,000원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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