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으로 예정된 연방정부 공무원의 임금인상을 취소하기 위한 비상 권한을 발동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 정부는 내년 1월 1일로 예정됐던 연방공무원에 대한 2.1% 임금 인상(계획)을 포기할 것이며 내년에는 전면적인 임금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서한은 임금인상 취소와 관련한 조치로 250억 달러(약 27조8,750억 원)가 절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국가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하도록 노력을 유지해야 하지만, 연방 기관 예산은 이런 증가(임금인상)를 지탱할 수 없다”며 예산 제약을 이번 조치의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세금 감면 법안을 거론하면서 즉각 비판했다.
해당 법안은 기업과 부유층에 대해 큰 폭의 세금 감면을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중산층과 저소득층 개인·가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감면 폭이 작다.
이러한 ‘부자 감세’로 인한 재정 적자는 향후 10년간 약 1조5,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NYT와 AP는 전했다.
200만 명의 연방 근로자를 대표하는 공공 부문 노조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을 비판했다. 70만명이 속한 연방공무원노조(AFGE)의 J. 데이비드 콕스 위원장은 “내년 임금을 동결하려는 대통령의 계획은 요즘 연방공무원들이 2010년대 초반보다 재정 상황이 악화했다는 사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재무부 노조도 “연방공무원들은 이미 수년째 임금 동결이나 소규모 인상을 참고 견뎌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연방공무원 노조는 의회에 이번 방안 대신 내년 임금 1.9% 인상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으며 의회가 현재 논의 중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대통령의 권한 발동에도 불구하고 의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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