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새벽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대형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발생해 1개 동 주민 176명이 급히 대피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 장석진(76)씨는 “별안간 우지끈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뻥뻥’ 터지는 소리가 나 대피했다”며 “인명피해는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금천구청이 안전조치를 요구하는 민원을 외면해 이번 사고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4시38분께 아파트 인근 오피스텔 건설공사장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 사각형 모양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 일부가 내려앉고 차량 4대가 파손됐다. 이번 사고는 집중호우로 인근 공사장 흙막이 벽체가 붕괴되며 도로와 옹벽이 무너져내려 발생했다. 지난 27일 자정부터 이날 오전까지 금천구의 누적 강수량은 148㎜였다.
소방 당국은 인근 아파트와 싱크홀의 거리가 20m인데다 지반에 기둥을 박아 시공한 아파트라 당장 붕괴 위험이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파트 주민들은 구청의 늑장대응이 화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조석현 입주자 대표는 “22일 지반 침하 등 위험요인이 발견돼 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점검조차 안 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구청은 건물 안전 관련 민원 접수를 보고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26일부터 계속된 폭우로 이날 오전11시까지 전국에서 사망자 7명, 이재민 299명(184가구)이 발생하고 시설 2,355곳이 침수됐다. 26일 0시부터 이날 오전10시까지의 누적 강수량은 서울 541㎜, 군산 491㎜ 등이다. 남부지방 일부 지역에는 9월1일까지 시간당 40㎜ 이상의 장대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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