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개월의 공백과 멤버 재정비 이후 발표한 ‘스타덤’ 그리고 또다시 1년 6개월의 공백. 2014년 데뷔 후 절반이 넘는 시간을 공백기로 보내야 했던 빅플로에게는 최근 발매한 다섯 번째 미니앨범 ‘엠퍼사이즈(emphas!ze)’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유독 흐름이 빠른 가요계에서 1년이 넘는 공백을 갖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기에 컴백을 앞둔 멤버들의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들의 걱정이 무색할 만큼 팬들은 큰 함성과 응원으로 빅플로의 컴백을 반겼다.
물론 공백기 동안 의진이 KBS 2TV ‘더유닛’ 출연을 통해 유앤비로 데뷔하게 되면서 인지도를 얻은 탓도 있지만, 멤버들 모두 팬들과 소통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도 한몫했다.
의진과 하이탑이 각각 유앤비 활동과 뮤지컬 ‘사랑을 비를 타고’ 출연을 통해 팬들과 소통했다면, 다른 멤버들 역시 라디오, V라이브, 유튜브 등을 통해 팬들을 만났다. 긴 공백기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준 팬들의 고마움을 알기에 빅플로는 이제 다양한 무대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Q. 의진은 빅플로와 유앤비 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데, 두 팀을 오가는 게 혼란스럽지는 않나.
의진 : 새 멤버로 빅플로에 합류해 활동한 기간과 유앤비로 활동한 기간이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혼란스럽지는 않다.
Q. 체력적인 부담은 없나.
의진 :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많다. 하지만 또 ‘언제 바빠 보겠어’라는 생각을 하면 힘이 난다. ‘스타덤’ 활동할 때도 더 바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빅플로 활동, 유앤비 활동 모두 지금을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고 싶다.
Q. 더유닛 이후에 많이 달라진 게 있나.
의진 : 일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그냥 열심히만 하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서바이벌을 하면서 나에 대해 연구하게 되고, 사람들이 나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도 알게 됐다. 서바이벌이라는 이름 아래 아주 많은 꿈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거 아니면 안 돼’라는 마음으로 목숨을 걸고 임하는 사람들도 많다. 가수라는 일과 무대에 대한 간절함을 생각하면서 내가 하는 일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겠구나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더 신중해지고 그만큼 더 노력하게 됐다.
Q. 유앤비 빅플로 둘다 맏형인데 역할에서 다른 부분이 있나.
의진: ‘더유닛’에서 순위도 낮은 편은 아니었고 팀내 맏형이다 보니 유앤비 활동할 때는 나서서 보여주고 얘기도 많이 해줘야 하는 역할이다. 반면 빅플로는 팀에 대해서는 중간에 투입된 나보다 기존에 있던 두 멤버가 훨씬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빅플로 안에서는 맏형의 책임을 조금 내려놓고 의지할 때가 많다.
Q. 지난해 렉스가 ‘아리랑 TV’에서 라디오 진행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뒤에 바로 소원이 이루어졌다. 직접 해 본 소감은.
렉스 : 해보고 싶던 것 중 하나였는데 그렇게 빨리 목표가 이루어질지 몰랐다. 지금도 애정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다. 그래도 멤버들이 출연할 때는 어쩔 수 없이 같은 멤버의 입장에서 진행을 하게 되더라.
의진 : 우리 역시 느낌이 다르다. 다른 라디오를 가면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방송이 진행되는데, 렉스 라디오를 가면 DJ와 게스트 구분 없이 서로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된다. 방송이 아니라 카페에서 수다 떨고 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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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이탑은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했다.
하이탑 : ‘스물’이라는 연극을 했다가 바로 ‘사랑은 비를 타고’라는 뮤지컬을 했다. 연극과 뮤지컬의 차이도 있지만, 인물의 감정 자체도 달라서 준비하는 것도 버겁더라. 동현이라는 인물로 40번 정도 울어야 했는데, 공연 초반에는 잘했는데 점점 눈물이 잘 안 났다. 그래서 감정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연습도 해봤다. 그리고 래퍼다 보니 노래도 어려웠다. 같이 하는 선배 들이 모두 쟁쟁하신 분들이었다. 너무 힘들어서 울 때도 많았는데, 우리 팀 보컬 형들한테 조언을 구해가면서 노력했다.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Q. 성민과 론은 각각 V라이브와 유튜브로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해 왔다.
성민 : 렉스가 라디오로 해외 팬분들과 소통했다면 나는 국내 팬분들과 소통했다. V라이브를 통해서 사연도 소개해드리고 궁금해하실 빅플로 멤버들의 일상도 말씀드렸다. 유앤비 활동을 소개하거나 하이탑 공연을 홍보하기도 했다. 팬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론 : ‘더유닛’ 할 때 팬미팅을 했는데, 요리에 재미를 붙였다고 말씀드렸더니 쿠키를 만들어 달라는 팬분들의 부탁을 받았다. 그걸 유튜브에 올리면 나도 홍보하고 팬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혼자 하니까 힘은 든다. ‘이번에는 뭐하지?’ 생각도 해야 하고 편집도 해야 한다.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셔서 뿌듯하다.
Q. 빅플로 토크쇼를 통해서도 팬들과 소통하지 않았나.
론 : 처음에는 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나중에는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많이 와주시는 걸 보고 한 두 번 해서 끝낼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앨범 준비 때문에 못했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토크쇼를 다시 열어 보고 싶다.
하이탑 : 토크쇼만큼 팬분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 같다. 많은 얘기를 하면서 멤버들 각자 어떤 매력이 있는지도 알게 된다.
렉스 : 팬분들을 만났을 때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도 컸다.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얼굴 보는 것도 좋지만 음악을 더 듣고 싶었을 거다. 마음 같아서는 바로 앨범을 들고 나오고 싶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는 건 아니니까 미안할 때가 많았다.
Q. 최근 데뷔 4주년을 맞았다. 멤버들에게 4년 중 가장 기억나는 순간은 언제였나.
하이탑: 데뷔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두 번째는 새로운 멤버들과 처음 만나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때다.
Q. 새로 투입된 세 멤버들은 언제가 가장 기억에 남나.
렉스 : 벌써 한국에 온 지 7년째다. 한국에 와서 학교를 다니는 동안 ‘내 꿈은 뭔가’ 고민도 했고, 어쩔 수 없이 다시 캐나다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빅플로를 만나 데뷔를 했다. 처음 데뷔했을 때를 잊을 수 없다.
성민 : 오히려 공백기 때가 기억에 남는다. ‘스타덤’ 할 때는 멤버들의 소중함을 잘 모르다가 공백기가 되니까 멤버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더라. 주변에서 ‘빅플로 왜 안 나와?’라고 물을 때마다 더 멤버들 생각이 많이 났다. 의진이가 빅플로를 대표해서 유앤비 활동을 했고, 그것이 끝나면 새 앨범이 나올 거란 걸 알면서도 막상 다른 사람들한테 그런 얘기를 들으면 허전함이 생기더라. 의진이까지 다 같이 ‘거꾸로’ 첫 연습을 할 때 찡하더라. 눈물 날 뻔 했다.
의진 : ‘스타덤’ 활동할 때까지는 팬미팅이나 데뷔가 떠올랐다면 지금은 하루하루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이 하루를 열심히 안 하면 내일이 없고, 다음 무대가 없을 것 같은 압박감과 부담감이 생긴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게 된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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