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2일 막을 내렸다.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한 참가국 선수들은 4년 뒤 중국 항저우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1998년 방콕 대회부터 6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을 목표로 세웠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금 49개, 은 58개, 동메달 70개로 중국(금132·은92·동65개), 일본(금75·은56·동74개)에 이은 3위로 마감했다. 우리나라가 아시안게임에서 2위 자리를 일본에 내준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금메달 수는 54개를 땄던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28년 만에 가장 적었다.
2020도쿄올림픽을 2년 앞두고 한국 스포츠의 마음이 바빠졌다. 육상과 수영 등 기초 종목이 여전히 부실한 데다 태권도, 양궁 등 그동안 ‘메달밭’으로 꼽히던 효자 종목에서의 부진이 겹치면서 메달 레이스가 탄력을 받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육상에 걸린 48개의 금메달 중 1개, 수영 경영의 금메달 41개 중 역시 1개를 가져오는데 그쳤다. 중국은 육상에서 12개, 경영에서 19개의 금메달을 챙겼고 일본은 육상에서 6개, 경영에서 19개를 쓸어 담았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전통의 강세 종목들이 집중 견제를 받으며 예년과 같은 압도적인 성적을 내지 못했다. 태권도는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력 평준화 속에 겨루기 10체급 중 3개, 처음 정식종목이 된 품새 4개 종목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는데 그쳤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양궁에서도 금메달 4개(총 8개)로 만족해야 했다. 한국 스포츠는 이번 대회를 통해 기초 종목 육성과 메달 종목 다변화라는 해묵은 과제를 다시금 확인했을 뿐 아니라 기존 효자 종목조차 안심할 수 없게 됐다는 뼈 아픈 현실을 절감한 셈이다.
하지만 한국 스포츠를 빛낸 스타들도 많았다. 나아름(28·상주시청)은 사이클 첫 아시안게임 4관왕에 올랐고, 체조에서는 ‘도마의 신’ 여홍철의 딸 여서정(16·경기체고)이 도마에서 금메달의 쾌거를 일궈냈다. 여자 허들 100m의 정혜림(31·광주광역시청)은 육상에서 8년 만에 금메달을 수확하며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서영(24·경북도청) 역시 ‘수영의 꽃’ 개인혼영 200m에서 한국 수영의 아시안게임 금빛 계보를 8년 만에 다시 이었다. 카바디 남자 대표팀의 은메달, 세팍타크로 여자 팀 레구 은메달과 남자 레구 동메달, 처음 정식종목이 된 주짓수 성기라(21)의 금메달 등은 낮은 관심과 좁은 저변을 딛고 수확한 성과로 잔잔한 감동을 줬다.
남북단일팀은 카누에서 국제종합대회 첫 금메달과 동메달 2개, 여자농구 은메달의 빛나는 성과를 냈다. 우리 정부는 북측에 2020도쿄올림픽에서도 단일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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