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자동차제조사 포드가 중국에서 자체 생산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포커스액티브’를 미국으로 들여오지 않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의 북미지역 책임자인 쿠마 갈로트라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하반기에 중국산 포커스를 미국으로 들여오려던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산 포커스는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만 팔리게 됐다.
앞서 포드는 미국 내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세단 생산을 대부분 중단하는 대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CUV·픽업트럭 등에 집중하기로 하고 내수판매가 많지 않은 포커스는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해 중국에서 생산한 뒤 미국에 들여오기로 결정한 바 있다. 포드는 포커스의 연간 판매량이 5만대 미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포드는 지난 5월 미시간 공장에서 포커스 생산을 중단하고 이 제품에 쓰이던 설비는 소형 픽업트럭 ‘레인저’와 SUV ‘브론코’ 생산에 투입하기로 했다.
포드가 포커스액티브의 미국 판매 취소를 결정한 것은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로 관세 폭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7월 중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입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갈로트라는 “관세가 매우 어려운 경영상황을 만들었다”며 “우리는 이 자원을 다른 곳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드의 이번 결정은 주요 자동차들의 중국 생산중단 도미노를 부르는 서곡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월 주요 자동차제조사들은 미국의 관세 폭탄을 이유로 실적전망을 대거 낮추기도 했다. WSJ는 “포드의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자동차 업계의 주요 생산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도 중국에서 생산하는 뷰익 SUV의 미국 수입을 25% 관세 면제 이후까지로 연기했으며 관세 부과가 지속되면 해당 차종의 미국 수입을 포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GM은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에서 들여오는 자사 CUV를 관세 대상에서 면제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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