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PD수첩’, 추락한 태권도 성지…국기원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MBC




MBC ‘PD수첩’이 ‘태권도의 날’을 맞아 태권도의 성지 국기원과 오현득 원장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친다.

태권도인의 성지, 국기원이 흔들리고 있다. 전 세계에 단증을 발급하는 유일한 기관이자, 세계태권도본부로서 태권도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여야 할 국기원이, 명성에 걸맞지 않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2017년 두 차례의 압수수색 이후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혐의만도 채용 비리, 공금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등 여러 건. 그 모든 논란의 중심에 오현득 원장이 있다.

국기원 오현득 원장에 대한 의혹은 황당함 그 자체였다. 해외 파견 사범에 대한 갑질 의혹에 더해, 올해는 테러 교사에 성상납 의혹까지 제기됐다. ‘PD수첩’은 러시아 여성을 소개해 달라는 오 원장의 지시를 받았다는 정부 파견 사범의 증언을 확보하고, 직접 그 여성을 만나기 위해 러시아로 찾아갔다.

오현득 원장은 2010년 정치 낙하산으로 국기원에 입성한 인물이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 오현득은 대선 후보 경호대장을 맡았다. 태권도계에선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지만, 대선 후보 경호대장을 지냈던 오현득은 2010년 국기원 이사로 들어왔다.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였다. 또, 2013년 이사회에서 재신임을 받지 못해 물러난 오현득을 다시 국기원 이사로 불러들인 인물은 당시 국기원 이사장이던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었다. 이후 오현득은 연수원장, 부원장을 거쳐 현재 원장까지 탄탄대로를 걸었다. 정치권이 국기원에 깊숙이 개입하고, 국기원의 고위직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오기 시작한 것이 국기원의 불행한 역사의 시작이었다고 태권도 인들은 입을 모은다.

오현득 원장의 자질에 대한 논란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2015년 국기원에서 도입하려던 ‘월단’ 특별심사에 대한 반대 여론이 대표적이다. 수련 기간과 엄정한 심사의 결과물이어야 하는 ‘단’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것이며, ‘단증 장사’한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오현득 원장의 전횡에 맞서 세계 각지의 사범들이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소송을 주도했던 사범들은 오히려 혹독한 보복을 당해야 했다. 일례로 소송을 주도했던 김창식 사범은 단과 사범자격을 박탈당했다.



국기원 단증의 위상은 해외에서 무너지고 있다. 특히 13억 인구에 태권도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에서는 태권도가 ‘돈’이 된다. 중국에서 태권도 단증을 발급하는 대행사가, 수수료를 목적으로 단증을 남발해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현지 사범들은 중국에서 국기원 단증은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것으로 추락했다며 탄식한다. 심지어, 부정 단증을 발급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행사 선정 과정에서 오현득 당시 부원장이 호화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PD수첩’은 중국 현지를 찾아가 그 접대 현장과 부정 단증 발급 실태를 취재했다.

국기원이 오현득 원장의 사조직화되었다는 비판에도 쉽사리 개선되지 않는 것에 대해, 관계자들은 이사회가 원장의 측근들로 이루어져 있어 비판과 견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뿐만 아니라 ‘PD수첩’ 취재 결과, 국기원 기금의 대부분이 우리은행의 저축성보험 상품에 예치돼 있음이 확인됐다. 2016년 항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은행권 채용 비리와 관련하여, 우리은행 부정 채용 합격자 명단에는 ‘국기원장 조카’가 포함돼 있음이 드러난 바 있다. 원장이 인사 청탁을 위해 국기원 예금 거래를 사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한 해에 100억 원 이상의 국민 혈세를 지원받는 국기원. 태권도 발전을 위해 100억 원의 국민 혈세가 제대로 사용되는지에 대해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국기원은 태권도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비리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문종 전 이사장과 관련된 국기원 채용 비리,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후원 등 국기원의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 국기원 스스로 밝혀야 할 때다.

각종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국기원과 오현득 원장에 대한 탐사보도를 통해 국기원이 태권도 성지라는 영예로운 이름을 되찾고 태권도가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 ‘PD수첩’은 오늘(4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