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4일(현지시간) 장중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 2일 애플이 미국 상장기업 중 처음으로 ‘꿈의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선 뒤 두 번째다. 하지만 기술주에 의존한 최장기 강세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2% 가까이 오른 2,050.50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 1조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장 마감 때는 고점보다 조금 낮은 2,039.51달러를 찍어 종가 기준 시총은 1조달러에 못 미쳤다.
시장에서는 지난 1994년 온라인서점으로 창업한 아마존의 시총 1조달러 안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월가는 아마존이 온라인쇼핑의 최강자인데다 클라우드 사업은 물론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이 탁월하고 식품 업체인 홀푸드 인수나 영화 제작 등 전방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회사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 주가는 올 들어서만도 70%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애플과 아마존의 강세와 달리 이들을 필두로 한 기술주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연휴가 끝난 뉴욕증시는 이날 미중 간 무역전쟁의 확전 가능성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주까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지난달 22일 수립한 3,453일째 사상 최장기 강세장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9월 증시는 변동성이 큰 편인데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도 여름 랠리가 지속됐다는 측면에서 조정이 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존 오거스틴 헌팅턴프라이빗뱅크 수석투자전략가는 “향후 몇 달간 완만한 되돌림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상승장을 주도해온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의 실적이 하반기 예상보다 저조하거나 추락할 경우 10% 넘는 급격한 조정이 나타날 위험도 제기됐다. 경기분석 전문가인 락슈먼 애슈턴은 이날 “경기 둔화가 매우 실제적이며 수개월 내 더욱 확연해질 것”이라며 “뉴욕증시에 10~20%의 조정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CNBC방송이 보도했다.
기술주 급락 가능성과는 결이 다르지만 일부에서는 컴퓨터의 주식 자동매매로 다음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JP모건의 마코 콜라노비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날 글로벌 금융위기 10년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동성이 큰 자동매도가 경기후퇴 시점에 발생해 급격한 변동성을 일으키면 엄청난 매도세가 폭발하며 ‘대규모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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