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린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서울 공사장에서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건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정확한 원인 진단과 함께 유사한 사고를 막기 위한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22분께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옹벽이 무너지면서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10도가량 기울어졌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전 4시 38분께 가산동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져 인근 아파트 주차장과 도로에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 규모로 지반이 침하했다.
두 사고 모두 터파기 공사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원인 규명과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 건설사가 흙막이와 옹벽을 제대로 설계·시공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흙막이는 공사장에서 임시로 흙이 무너지지 않게 세운 시설물이며, 옹벽은 토사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구조물이다. 두 시설은 건물을 세우기 위한 터파기 공사와 유관하다.
동작구청은 비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옹벽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원인은 정밀검사를 통해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작구청에서 초빙한 전문가인 동명기술공단 김재성 토질 및 기초 기술사는 “구청에서 사고조사위원회를 만들고 전문가를 초빙해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며 “우선 붕괴과정을 파악해야 책임소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천구 공사장 지반침하도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일단 공사장 흙막이가 붕괴하면서 토사가 유출돼 도로와 인근 아파트 주차장에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천구청은 국토교통부, 서울시와 합동으로 전문 자문단을 구성해 흙막이 붕괴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경찰 역시 건설사가 흙막이 시공을 제대로 했는지 살펴보기 위한 내사에 착수했다.
아울러 두 사고는 공사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새벽과 야간에 발생했고, 인근 주민들이 사고의 영향으로 급히 대피했다는 점도 닮았다. 다행히 인명피해도 없었다.
동작구 사고 때는 인근 주택 25가구 54명이, 금천구 사고 때는 인근 아파트 주민 76가구 200여명이 대피했다. 주민들은 모텔과 호텔 등에서 숙박중이다.
사고는 공사장에서 발생했지만, 공사장과 주거지역이 가깝게 붙어 있어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추가 사고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상태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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