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가운데 이윤택 전 감독이 “피해자들의 고통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7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씨의 결심 공판에서 “극단 내에서 왕처럼 군림하면서 수십 차례 여배우들을 성추행했음에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자신의 행위가 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대체 어디에서 사타구니 부분을 안마시키는 것이 통용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되지 않았거나 증인으로 나오지 못한 피해자들이 당한 범죄를 언급하며 “상습성을 판단하는 데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전 감독은 최후진술에서 “완성도 높은 연극을 만들려는 열정으로 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과욕이 빚은 불찰이 있었다. 제 과욕의 연기지도에 상처 입은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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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피해자들이 연기지도와 안마 요구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줬기에 피해자의 고통을 몰랐다”며 “모든 게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다. 잘못을 반성하고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덧붙였다.
이 전 감독 측 변호인은 “일부 피고인의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해도 피해자들의 용인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연기지도를 법의 잣대로 논단하는 건 새로운 장르의 예술의 씨를 자르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감독은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운영자라는 권한을 이용해 여성 배우 5명을 2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이 전 감독 측은 독특한 연기지도 방법의 하나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 전 감독에 대한 선고는 이달 19일에 진행된다.
/이정인기자 lji363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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