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1월 중간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겼으면 당시 약 1%에서 쪼그라들고 있던 국내총생산(GDP)이 4.2% 대신 마이너스 4%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4분기에 전 분기 대비 4.2%를 기록한 미국의 GDP 성장률을 사실상 자신의 공으로 치켜세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다시 트윗을 통해 “경제가 매우 좋다, 아마 미 역사상 최고(바보 같았던 경제를 기억하라)”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GDP 4% 달성을 위해서는 요술 지팡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언급은 2016년 대선 당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신경전의 연장 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일리노이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수년간 부채질해온 분노를 이용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나서면서 미 경제 성장세에 대해서도 뼈있는 언급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여러분이 지금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를 들을 때 이 회복세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기억하자”면서 “여러분이 계속되는 ‘경제 기적’에 대해 들을 때, 일자리 숫자가 나올 때, 공화당은 갑자기 그것이 기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일자리 숫자는 (내가 집권하던) 2015~2016년에도 같았다는 것을 나는 그들에게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다코타의 연설에서 “오바마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이 놀라운 일에 대해 공을 차지하려고 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말할 필요가 있다. 그것(공을 차지해야 할 사람)은 그가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로 추락한 미 경제를 회복세로 돌려놨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더 확장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2008~2009년 성장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경기침체 때보다 더 둔화했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집권 초기 특별한 경제 개입으로 성장세가 이례적으로 안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9개월간 미국의 일자리는 358만 개가 새로 생겨났지만, 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집권 마지막 19개월간 창출된 일자리 396만 개보다는 모자란다고 전했다.
베스트셀러 경제학 교재 ‘맨큐의 경제학’의 저자로 잘 알려진 그레고리 맨큐 미국 하버드대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 양호한 상태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가 경제를 강하게 만든 것으로 보이지만 반면 장기적 재정 균형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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