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강진 여고생 살인사건’에 대해 아빠 친구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11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숨진 피의자 김모(51)씨를 이번주 중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범행 전후 동선과 김씨가 범행도구와 약물을 미리 준비한 점을 토대로 김씨의 단독·계획범죄로 판단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성적인 목적이 의심된다는 전문가 소견이 있었으나 정확한 동기와 살해 수법, 사인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강진 여고생 살인사건’은 지난달 16일 오후 2시쯤 전남 강진군 성전면에 사는 여고생 A양(16)이 집을 나간 뒤 실종신고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A양의 휴대전화 위치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강진군 도암면 주변 저수지와 야산 일대를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시신은 도암면 한 야산에서 발견됐다. 수색 8일만이었다. 육안으로 신원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부패는 심한 상태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B씨가 지난달 17일 자살한 채 발견되면서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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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해당 사건은 실종에서 살인사건으로 전환됐다. B씨의 신분도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바뀌었다.
하지만 DNA 대조와 정밀분석 등으로 사인과 범인, 범행동기 등을 금방 가릴 수 있을 것 같던 사건은 의외로 미궁에 빠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부검 결과, 사인이 불명으로 나오면서다. B씨의 승용차 등에서 수거한 낫과 전기이발에서 A양의 DNA가 검출되긴 했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이들 증거만으론 범행 동기 등 범죄 연관성 여부를 가려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또 B씨의 차량 블랙박스와 동선, A양의 동선을 중심으로 CCTV 화면분석 등을 했지만 A양이 B씨의 승용차에 등승했는지와 시신 유기방법, 공범 유무 등 뚜렷한 단서는 잡지 못했다.
한편, A양은 6월 16일 오후 친구에게 아르바이트 소개 때문에 아빠 친구를 만나 이동한다는 SNS 메시지를 남긴 뒤 소식이 끊겼으며 실종 8일만인 6월 24일 오후 매봉산 7∼8부 능선에서 시신이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다.
김씨는 A양 실종 당일 A양 가족이 집에 찾아오자 달아났다가 다음날인 6월 17일 오전 집 인근 공사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권준영기자 kjykj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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