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대참사 수준인 8월의 고용지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기존 해명과도 모순돼 있어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실장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취업자 수가 줄어들어도 고용률은 견조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으나 8월 지표에서는 이마저 추락했다. 취업자 수가 준 것은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한 영향이 크고 실제 일하는 인구 비율이 높다는 것이 정책실의 입장이었는데 불과 두 달 만에 일자리가 급격히 사라지며 이 논리마저 무너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소득주도성장 홍보에 직접 나섰던 장 실장이 잇따른 말실수로 여론을 악화시키면서 여권 내부에서 청와대 정책팀 경질론까지 제기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경남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고용지표 악화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학자로서의 한계가 나오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경기 상황과 정책 충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소신을 밀어붙이다 보니 가뜩이나 안 좋은 경기에 대통령 참모의 메시지가 쇼크를 주는 상황으로까지 번졌다는 것이다. 여당의 다른 의원은 “참모라면 대통령에게 조언과 정책 조율의 뒷받침을 해야 하는데 자꾸 언론에 등장해 전면에 나서려는 게 문제의 발단”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담론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기류가 강하지만 장 실장의 잇따른 실언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논란이 커진 장 실장의 ‘강남 발언’과 관련해 “정책을 하는 사람이라면 항상 전세나 월세 사시는 분들, 그런 분들을 중점에 두고 발언을 해야 하는데 (장 실장의 발언이) 아쉽다는 기류가 많다”고 전했다./윤홍우·송종호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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