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3일 현재 제주도 산지·남부·동부·북부에는 호우경보, 서부에는 호우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제주 120.6㎜, 서귀포 177.1㎜, 성산 318.8㎜, 한라산 성판악 326㎜, 한라생태숲 277㎜, 고산 13.7㎜, 태풍센터 311㎜, 선흘 251㎜, 신례 250.5㎜, 송당 237.5㎜, 산천단 224㎜ 등이다.
오전 한때 시간당 최고 80㎜ 이상의 비가 쏟아진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에서는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겨 차량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9시 25분께 남원의례회관 앞 도로에서 1.5t 트럭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119에 구조되는 등 남원읍 일대 도로에서 차량 고립 신고도 잇따랐다. 주택, 병원, 초등학교, 가게, 요양원 등 건물이 침수되거나 하수관이 역류한 곳이 많아 소방당국이 출동해 배수작업을 벌였다.
지난달 태풍 ‘솔릭’ 당시 지붕이 파손되고 침수피해를 겪은 제주시 복합체육관은 보수공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다시 침수돼 양수기 등을 동원해 배수 작업을 벌여야 했다. 오전 10시 기준 호우에 따른 소방당국 조치사항은 배수지원 34건, 안전조치 6건 등으로 나타났다. 오전 7∼10시 즈음 남원읍 일대에서만 30여 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제주공항에도 호우경보와 윈드시어경보가 내려졌으나 아직 항공편 운항에는 큰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기상청이 전날 밤까지만 해도 이날 제주에 10∼5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비가 쏟아져 당황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에 있는 고기압대가 예상과 달리 빨리 빠져나가지 않고 남아있는 상태에서 남서쪽에서 기압골이 들어오면서 두 기류가 합류하는 지점이 제주도 동쪽에 위치하고 기압골 영향까지 더해져 강한 비가 쏟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제주에 천둥·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비는 14일 오후까지 30~80㎜, 많은 곳은 120㎜ 이상 계속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재난문자 메시지를 통해 “국지성 호우로 저지대 침수 등 피해가 우려되니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으며,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비상 1단계에 돌입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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