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세계적인 순례길을 갖게 된다.
13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서울 서소문 역사공원 순교성지에서 14일 천주교 서울 순례길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 선포식이 열린다. 이날 선포식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구 주교단, 리노 피지겔라 대주교, 아시아 가톨릭 종교지도자가 공동 집전하는 미사를 시작으로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 선포식, 교황 축복장 수여식 순으로 진행된다. 선포식이 열리는 서소문 밖 네거리 역사공원·순교성지는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특별히 선공개 된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2013년 9월 ‘서울대교구 성지 순례길’을 선포하면서 시작됐으며 말씀의 길, 생명의 길, 일치의 길 등 세 길로 조성됐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서울시를 비롯해 서울 중구, 종로구, 용산구, 마포구 등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만들었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 원종현 신부는 “천주교 서울 순례길은 말씀의 길과 생명의 길이 합쳐져서 일치의 길을 이루었다는 의미와 순교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돌아보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길은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성지순례길로, 시민들에게는 역사문화 탐방길, 국가적으로는 관광자원이 되면서 이익이 되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아시아 최초 세계 국제 순례지로 선포된 것을 기념해 10일부터 15일까지를 ‘한국 순례 주간’으로 정하고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리노 피지겔라 대주교를 포함, 아시아 13개국 가톨릭 종교지도자 32명과 아시아 9개국 청소년 대표 29명을 초청해 천주교 서울 순례길 선포식, 국내성지 순례, 국제 학술 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원 신부는 “한국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가치 있게 평가된 이유 중 하나는 자발적으로 신앙을 수용한 한국 천주교의 ‘이야기’”라며 “한국 천주교회의 이야기는 전 세계 교회 안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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