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크리처 무비에 도전장을 내민 배우 김인권이 “의미있는 현장이었다”고 돌아봤다.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물괴’(허종호 감독, 태원엔터테인먼트 제작)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의 등장으로 위태로워진 조선과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액션 크리처. 김인권은 영화 속에서 물괴에 맞서는 윤겸(김명민)의 오른팔 성한 역을 맡았다.
“‘물괴’가 조선판 크리처 무비라는 점이 끌렸다. 놓칠 수 없었다”고 전한 김인권은 “우리 마음 속에 ‘물괴’가 항상 자리했다. ‘물괴’ 때문에 수색대 4인방이 똘똘 뭉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인권은 ‘물괴’ 현장엔 CG팀이 항상 상주해 있었다고 털어놨다. 전작들은 ‘해운대’ ‘퀵’ ‘마이웨이’ 촬영 도 CG 촬영이 있었지만 이렇게 상주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단다. 많은 스태프들이 합세해서 만든 ‘괴물’의 비주얼은 일단 합격이었다.
“CG 팀이 항상 함께 하니, ‘물괴’랑 늘 같이 있는 느낌이랄까요. 물괴 성장 과정을 지켜봤던 현장입니다. 프리 비주얼이 꽤 근사하게 나왔어요. 영화처럼은 아니지만 살갗이 있는 물괴가 뛰어다녀요. 그랬던 물괴가 점점 크고 냄새도 나고 질감도 와 닿게 느껴지는 아이가 돼 간거죠. 완성본을 보니, 어떤 영화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냄새랄까. 털도 생생하게 느껴지고, 축축한 느낌과 수포 느낌까지 다 들어있어서 꽤 신경 많이 쓴 ‘물괴’가 나왔구나라고 느꼈어요.”
김인권은 ‘물괴’에서 강인한 무사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13kg를 증량했다. ‘물괴’와 싸우려면 엄청나게 큰 덩치를 가져야한다고 생각했고 지금의 무게와 딱 13KG 차이나는 모습으로 촬영을 했단다. 그는 무사 캐릭터를 체득하기 위해 오랜 시간 무술팀과 훈련에 매진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물괴’를 위해 83키로 까지 살을 찌웠다“고 털어놨다.” 김인권이 조선시대 무사였다는 걸 증명“ 해보이고 싶은 도전 정신도 작용했다.
“나름 재미있고, 동기가 되는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광해’때도 무사 역을 맡았는데 액션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광해’ 때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본격적인 액션영화라고 생각했어요. ‘광해’ 때 진지한 무사였다면 이번보다 더 나아가서 권력관계 때문에 낙향을 해서 닳고 닳은 무사 캐릭터였어요. 좀 더 무사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좋았어요.‘광해’ 때 도부장 캐릭터가 얼굴도 어려보이고 키도 작아보이더라. 그래서 다시 도전하고 싶었어요. 이번에 덩치를 키우고 싶었죠. 조선 시대 무사 모습을 증명하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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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은 이번 ‘물괴’에서 칼이 아닌 낫을 든 농기구 액션을 선보였다. 그는 “공 들였구나. 김인권 배우 쓸만하네‘ 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음한다”고 밝혔다.
“ 관객 분들 중에는 정말 액션을 좋아하는 액션 애호가나 실제 액션 배우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 분들이 봤을 때도 이 액션은 ‘공 들였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낫 액션은 나름 비교 대상이 없어서 제가 창의적으로 했어요. 좀 더 현란한 액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마지막으로 김인권은 추석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민 ‘물괴’가 괴수영화가 발전해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영화가 되길 원했다. ‘물괴’는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괴이한 생명체 ‘물괴’에 대한 기록에서부터 출발했다. 당시 ‘물괴’를 이용해 조정 대신들이 백성을 불안하고 공포에 떨게 하며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는 점 역시 흥미를 자극한다.
“처음에 저도 ‘물괴’란 제목을 듣고,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떠올렸어요. 사물 물(物), 괴이할 괴(怪)란 뜻이 담긴 제목입니다. 발음도 정확하게 해야 합니다. 워낙 괴수 영화가 다양하지 않다보니까 ‘괴물’을 떠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다만 두 작품을 비교하기 보다는, 우리 영화는 추석시즌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오락영화로 노력했다고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시대적 배경과 액션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한국형 크리쳐 액션 사극으로 관객분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었음 해요.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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