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지 7일째인 14일은 향후 메르스 확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쿠웨이트 출장에서 돌아온 후 메르스 확진을 받은 60대 A씨의 밀접접촉자 21명 전원에 대한 메르스 검사 결과가 이날 오후에 나온다.
밀접접촉자는 메르스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탔거나 입국 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가까이 접촉한 사람으로 시설과 자택에서 격리 중이었다.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모두 ‘음성’으로 나온다면, 이번 메르스 국면은 1차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A씨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후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보여,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된 11명이 모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밀접접촉자 전원도 ‘음성’으로 나오면 ‘위험요소’에 대한 일차적 확인이 끝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르스 평균 잠복기가 6일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 밀접접촉자들은 지난 7일 오후 A씨와 접촉했으며, 접촉 후 만 6일이 넘은 상태다.
당국은 최대 잠복기 14일이 끝나기 전인 오는 20일에 한 번 더 밀접접촉자를 검사해 결과를 확인하기로 했다.
현재 보건당국이 주시하는 일상접촉자는 427명이다. A씨와의 접촉 강도가 낮은 이들은 격리는 되지 않지만 매일 증상 모니터링을 받는다.
A씨와 같은 항공기를 타고 왔지만 이후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던 외국인 규모도 4명으로 많이 줄어들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한국에서의 메르스 확산위험은 낮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보는 13일(현지시간) 제네바 본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면서 “확산위험이 제로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이번 메르스 확진 후 한국의 대응은 매우 잘 됐다”고 평가했다.
WHO는 쿠웨이트에 조사팀을 파견해 감염경로 추적에 공조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상황 관리와 함께 쿠웨이트 현지에서의 역학조사도 본격화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쿠웨이트에 체류 중인 A씨 동료 등의 건강과 관리상황을 점검하고, 현지 역학조사 정보 확인 등을 위해 역학조사관 2명, 민간전문가 1명을 현지로 보냈다.
우리 보건당국은 A씨가 쿠웨이트에서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쿠웨이트는 쿠웨이트 이외의 지역을 감염지로 보고 있어 현지 역학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마즈다 알카탄 쿠웨이트 보건부 차관보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언론에서 확진자가 쿠웨이트에서부터 아팠다는 점을 들어 쿠웨이트를 감염장소로 지목하지만, 지금까지 역학조사 결과로는 ‘특정할 수 없다’라고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르스의 잠복기가 최장 3주이기 때문에 그 환자가 쿠웨이트로 오는 도중에 메르스 바이러스에 접촉했을 수 있다”며 “감염장소와 시기를 알 수 있는 확실한 정보가 아직 없어 쿠웨이트가 감염지라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웨이트는 한국에서 메르스 환자 발생 통보를 받고 A씨의 동선과 접촉자를 추적했다고 밝히면서, “환자가 다행히도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공사 현장과 직원 숙소만 왕복해 접촉자를 한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보건부 관계자는 A씨가 현지에서 설사 증상 등으로 고생하다 지난 4일과 6일 쿠웨이트시티의 시티클리닉 병원에 내원했으며, 당시 메르스 검사는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성문인턴기자 smlee9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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